‘’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는 대주주에게 헐값에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준 혐의(배임)로 기소된 비상장 주식회사 ㅇ사 임원진 정아무개(55)씨와 대주주 서아무개(59)씨 등 4명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에 검찰이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재판부에 1심 판결을 참조판례로 냈던 사건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ㅇ사의 전환사채 발행시점에는 코스닥 등록에 실패한데다 모기업의 부도로 경영이 악화돼, 주식시세가 상당히 낮게 형성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2만2천원의 전환가격은 당시 회사 주식의 시가와 비슷한 금액이었으므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대주주가 이사진의 의사결정을 강요한 증거가 없고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영상의 판단도 작용한 점 등에 비춰 배임죄를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00년 5월 코스닥 등록 계획이 무산된 ㅇ사의 주식을 주당 4만3천~5만9천원에 매집해 1대 주주가 된 서아무개씨는 100억원어치 전환사채를 주당 전환가 2만2천원에 발행받았다. 소액주주들의 고소로 기소된 ㅇ사 임원진과 서씨에게 1심은 “이사진이 대주주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헐값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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