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서울대 로스쿨생, 삼성백혈병 노동자 돕는다

등록 2011-11-09 21:15

학생 9명 “또래 고통 맘아파” 산재소송 지원
승소판결문 영어 번역…국외 홍보활동 예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위해 법률 지원에 나섰다.

손익찬(24)씨 등 서울대 로스쿨 학생 9명은 지난 4월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 4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2차 집단 행정소송 과정에서, 담당 변호사를 보조해 실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소송 지원 활동이 소송 실무를 배우는 서울대 로스쿨 임상법학 수업으로도 편성돼, 이들 학생 9명 가운데 4명이 이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손씨는 9일 “‘공익법률 지원 활동을 정규수업과 접목해보라’는 담당 교수님의 조언에 힘을 얻어 시민단체와 함께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이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한 삼성의 책임을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 7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반올림’에서 3주 동안 실무수습을 하면서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손씨는 자신뿐 아니라 함께 소송을 돕는 다른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한 공감과 부채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려 죽어가는 20대 청년들을 보고 같은 20대로서 그들과 고통을 나눠야겠다고 결심했죠. 부모 잘 만나서 대학과 전문대학원에 다니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가슴 한편에 박혀 있고요.”

학생들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 유족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1차 행정소송 1심 판결(지난 6월)에서 일부 승소한 판결문을 지난주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반도체 노동자가 산업재해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외국 시민단체들이 판결문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번역한 판결문은 한국·미국·타이완·중국의 시민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12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과 환경정의’ 국제 심포지엄의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는 올해 말 이 번역본을 정식으로 출판하고, 삼성반도체 노동자 행정소송 승소의 전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외에도 보낼 계획이다.

손씨와 학생들은 임상법학 수업이 끝나도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손씨는 “근로복지공단에 계류 중이거나 기각됐지만 행정소송을 하지 않은 사건들을 찾아서 소송을 대행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졸업 후에도 시민단체와 함께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적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