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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헐, 언어듣기 나온다…수리 두번째 답은 14”
수험생이 수능 생중계? 트위터 소동

등록 2011-11-10 21:53수정 2011-11-10 22:41

수능일 이모저모
경찰 “예약전송 ‘봇’ 이용” 훈방
비장애인과 시험시간차 악용
무선수신 시도한 장애인 적발
‘투명 가방끈’ 입시거부 선언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는 도중 트위터에 수험생이라고 자처하는 이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오전 트위터 이용자 ‘spacei****’는 수능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트위터를 계속할 테니 지켜봐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누리꾼은 이어 “헐, 언어 듣기 나온다”, “아직 반밖에 못 풀었는데”, “한국지리 모의고사 때 나오던 3차원 표가 또 나왔다”는 등 마치 실제 수능시험을 치르는 상황을 생중계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수십개나 올렸다. 또 2교시 수리영역 시간에는 “마킹은 다 하고 자겠습니다. 주관식 두번째 답은 14”라고 정답을 알려주는 듯한 내용도 게재했다. 이 글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정말 수능을 생중계하는 거냐”, “이 사람 신고하면 난리 나지 않겠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혼란스러워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수리영역 주관식 답 가운데 14인 경우는 없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이 학생을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군포경찰서는 수능시험 종료 직후 글을 올린 학생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이 트위터의 글이 메시지 내용을 미리 저장해 두고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전송되도록 하는 ‘봇’(bot)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능 전날 입력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단순한 장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해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하지 않고 이 학생을 훈방 조처했다.

실제 부정행위를 시도하려다 적발된 수험생도 있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종합상황실은 서울 종로구의 한 시험장에서 언어영역 시험 시작 전 반입 금지 물품인 초소형 무선이어폰과 휴대전화, 중계기 등을 지닌 채 시험장에 들어가려던 장애인 수험생 1명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험생은 몸에 붕대를 감아 이 장비들을 숨겼으나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엑스선 투과기에 적발됐다. 박남화 평가원 대외협력홍보처장은 “올해부터 저시력과 뇌병변 장애를 가진 수험생은 비장애인 수험생보다 1.5배, 맹인 수험생은 1.7배의 시험시간이 주어지는데, 비장애 수험생들의 영역별 시험이 끝나는 시간에 문답지가 외부로 공개된다는 점을 악용해, 이 장비로 외부인에게서 답을 전송받으려 했던 것”이라며 “본인도 적발 뒤 부정행위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초 평가원 부정행위신고센터로부터 부정행위에 대한 사전 제보를 입수하고, 문답지 공개 시간을 장애인 수험생들의 영역별 시험시간 종료 직후로 늦췄다.

수험생도 가족도 긴장한 탓에 해마다 반복되는 사건사고가 이날도 곳곳에서 빈발했다.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에서는 수험생이 탄 차를 뒤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근처에 부천 오정경찰서 교통순찰 차량이 있어 수험생은 무사히 고사장으로 향했지만, 운전하던 어머니는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시험시간이 다가오는데 교통체증으로 수험생 수송에 어려움을 겪자 서울 목동지구대 소속 한 경찰관은 인도로 오토바이를 모는 ‘묘기’까지 펼쳤다. 경찰은 이날 ‘112 수험생 긴급수송 콜센터’를 통해 1305건의 신청이 접수됐으며, 모두 2236명의 수험생에게 수송 편의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소속 고3 학생 13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모여 대학입시 거부를 선언했다. 모임을 이끄는 조만성(19)군은 “왜곡된 우리 교육의 상징이 수능이라고 생각해 기자회견 날짜를 수능시험일로 정했다”며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평가되는 교육 현실의 모순을 꼬집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선희 이재훈 최우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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