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패키지 할인 봇물
친구·가족 데려오면 ‘추가’
다이어트 클리닉 등도 가세
친구·가족 데려오면 ‘추가’
다이어트 클리닉 등도 가세
‘수능 대박 기원 이벤트! 쌍꺼풀+코성형=175만원(수험표 지참)’, ‘수험생만 할인? 가족과 함께하면 모두 40% 할인’
일부 성형외과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겨냥해 무분별한 성형을 부추기는 할인 이벤트를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ㅂ성형외과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눈 성형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수험생으로 가장해 전화를 한 기자에게 “쌍꺼풀은 물론 눈의 앞트임과 뒤트임, 애교살 넣기 등을 한꺼번에 하면 효과가 크다”며 “이번에 우리 병원에서 눈 패키지는 30%를 할인해 180만원에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또다른 병원은 “수험생이 가족과 함께 오면 40% 할인을 해 주는데, 사촌이든 육촌이든 상관없다”며 “이번 기회에 할인혜택을 받아보라”고 부추겼다.
병원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다 보니, 입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부모에게 대학입학 선물로 성형수술을 해 달라고 조르는 고3 수험생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수능을 치른 재수생 고아무개(19)양은 “고사장 앞에서 성형외과와 피부과 직원들이 ‘수험표를 가져오면 시술비를 깎아준다’고 광고를 하더라”며 “친구들 중에 벌써 부모를 졸라 (병원을) 예약한 애들이 서넛은 있다”고 했다.
성형수술 열풍은 고3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고3 아들을 둔 손아무개(46)씨는 “수험생은 20~30% 깎아준다는 말에 혹해 아들이 병원에서 견적을 받아왔더라”며 “친구를 데려오면 5~10%를 추가로 깎아준다고 했다는데, 다단계 업체냐”고 황당해했다.
한의원·다이어트 클리닉도 수능 ‘대목 장사’에 나섰다. 강남의 ㅈ다이어트 클리닉은 ‘뚱뚱한 고3 노(NO)! 날씬한 퀸카 오케이(OK)!’라는 문구를 앞세워 “운동·식이요법·약물을 병행하는 3개월 패키지 100만원짜리를 수험생에게는 60만원만 받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이어트 전문’이라는 ㅇ한의원도 “식욕을 억제하는 한약 50만원짜리를 38만원으로 할인해준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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