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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진숙씨에 밥배달 황이라씨…단 하루도 크레인 떠나지 않아

등록 2011-11-15 10:30수정 2011-11-15 15:55

지난 10일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왼쪽)과 황이라 부산본부 상담부장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하고 있다.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A href="mailto:eyeshoot@hani.co.kr">eyeshoot@hani.co.kr</A>
지난 10일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 지도위원(왼쪽)과 황이라 부산본부 상담부장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하고 있다.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김진숙 지도위원이 쓴 <소금꽃 나무>의 한 대목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딸기밭에 가고 싶어하는 ‘맑은 영혼’이 바로 황이라(31)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상담부장이다. 황씨는 트위터의 김여진, 거리의 희망버스와 함께 김 지도위원의 309일을 지킨 생명줄이었다. 김 지도위원이 농성하는 동안 모든 끼니가 황씨의 손을 거쳐 올라갔다. 대소변, 철을 달리하는 옷가지 등을 밧줄에 달아 올리고 내린 것도 황씨였다.

황씨는 김 지도위원이 올라간 그날부터 단 하루도 85호 크레인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크레인에서 가까운 노조사무실, 농성장 등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경비용역들이 들이닥쳐 노조원들을 끌어내던 날에도 컨테이너 창고에 숨어 크레인을 지켰다. “무조건 남아서 밥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만 했어요. 김 지도위원이 편하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순간이 밥이 올라가는 그 순간이라고 말했으니까요. 다급하게 숨어들고 보니 창이 없는 컨테이너 창고였어요. 불을 켜면 들킬까봐 암흑 속에서 숨죽여 하루를 보냈죠.”

황씨는 2006년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해고자였을 때 처음 김 지도위원을 만났다. 황씨도, 김 지도위원도 20년을 걸러 스물여섯살이라는 같은 나이에 해고자가 됐다는 이유 하나로 친구가 됐다.

부산/하어영 <한겨레21>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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