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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장을 어찌하리오

등록 2011-11-16 20:02

시어머니엔 집안행사…며느리엔 생고생 ‘갈등’
온라인 레시피·패키지 판매에 초보주부들 솔깃
결혼 2년차 직장인 윤지영(가명·33)씨는 김장을 담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지난해 시가가 있는 충남 공주에 내려가 시집 식구들과 김장을 했다는 윤씨는 다녀온 뒤 몸살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생을 했다. 윤씨는 “식구라고 해봐야 남편과 나 둘뿐인데, 김장을 100포기씩이나 해 온 친척들이 다 같이 나눠 먹는 시댁 풍습 때문에 주말을 몽땅 투자해야 했다”며 “올해는 딱 잘라 갈 수 없다고 하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혼자 김장을 담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장철을 맞아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신세대 며느리들이 적지 않다. 김장을 집안 행사로 생각하는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들을 불러모아 온 가족이 먹을 김치를 함께 담그고 싶어하지만, 김장에 익숙지 않은 젊은 며느리들은 시어머니의 이런 요구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올해 초 결혼한 이수진(31)씨는 “‘함께 모여 김장을 담그고 한 20포기 가져가면 좋지 않겠느냐’는 시어머니의 말에 놀라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혼자 하겠다고 해 시댁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혼자 김장을 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시어머니가 ‘우리 아들은 전라도식 김치만 먹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해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히 인터넷 블로그에 김장 레시피가 올라와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이씨 같은 초보 주부를 위한 각종 김장 레시피가 올라와 있다. 경상도식·전라도식 등 지역별 레시피는 물론, 동치미·총각무·갓김치 등을 담그는 방법이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혼자 김장을 할 때뿐 아니라, 시어머니와 함께 담글 경우에도 ‘왜 이렇게 못하냐’는 타박을 듣지 않으려고 김장 레시피를 참고한다는 게 주부들의 얘기다.

레시피를 보고도 김장을 어려워하는 주부들을 위한 ‘김장 패키지’도 등장했다. 절임배추, 고춧가루 양념, 젓갈은 물론 통깨까지 들어 있는 이런 패키지는 원하는 양만큼 넣어 버무리기만 하면 김장이 완성된다. 지난주부터 김장 패키지 판매를 시작한 한 지역 농협식품조합 관계자는 “국내산 절임배추 10㎏에 양념 3㎏을 4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데, 젊은 주부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혼자 김장을 담그다 실패해 재료를 다 버렸다는 주부 우아무개(30)씨는 “올해는 아예 김장 패키지를 구입할 생각”이라며 “친정에 신세지지 않고 시간도 절약되는데다 양념의 양에 따라 맵기를 조절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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