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짝퉁’ 명품 2.5t이 가정집에서 ‘우르르’

등록 2011-11-17 16:45

집에 명품판매장 차려 일본 여행객 상대로
지난 15일 오후, 경찰관들이 중구 신당동 버티고개 근처 한 가정집으로 들이닥쳤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서민 가정집으로 보였지만, 집안으로 들어서자 안방과 작은방 부엌까지 모두 명품이 가득했다. 안방엔 다른 살림이 전혀 없이 철제로 만든 명품가방 진열대만이 가득 놓여있었다. 작은방에는 명품가방을 전시하는 5단 선반 4개는 물론 명품시계를 진열해놓은 유리 진열대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부엌은 명품 지갑을 칸칸이 쌓아놓은 창고로 쓰였다. 이 가정집에서 루이비통·구찌·샤넬 등 명품 핸드백과 지갑, 명품시계 등 1400여점(2.5t 트럭 1대분량)이 쏟아졌다. 정품으로 따지면 시가 30억원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가정집인지 백화점 명품관인지….” 경찰관들이 중얼거렸다.

신당동 가정집에 가짜 해외 명품 전시 판매장을 차린 이아무개(61)씨는 원래 10여년 전부터 서울 이태원 일대 좌판에서 명품을 소매로 파는 일을 했다. 경찰 단속에 수차례 걸려 벌금을 물기도 했다. 이씨는 경찰 단속이 심해지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명품판매장을 차려놓고 손님들을 직접 데려오기로 한 것이다. 우선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김아무개(45)씨 등 여종업원 2명을 고용해 이들에게 일본 관광객이 많이 투숙하는 호텔이나 식당 등에 명함을 뿌리도록 했다. 명함을 보고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승합차에 태워 신당동에 차려놓은 명품판매장으로 실어날랐다. 엔화 강세 속에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이 주고객이 됐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들락거린다는 사실만 알 뿐, 동네주민들도 이곳이 짝퉁 명품 판매장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7일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가짜 명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종업원 김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집으로 위장해 손님을 실어나르는 등 은밀하게 영업이 이뤄져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여러번 잠복근무를 한 끝에, 일본인들이 짝퉁 가방을 들고 나오는 현장을 목격하고 현장에서 검거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붙잡힌 이씨와 김씨 외에 일본인 관광객 모집책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