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 입원만 1330일…5억원 타내
‘뜨거운 국수 엎어 2400만원, 제삿상 들다 넘어져서 1300만원, 아버지 성묘 갔다 눈길에 미끄러져서 2600만원, 의자에 올라가 싱크대 정리하다 넘어져 1300만원….’
80개 넘는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일상생활에서 갖가지 작은 사고로 다친 것을 빌미삼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41일 동안 입원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가족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7일 사기 혐의로 안아무개(55·여)씨와 안씨의 큰아들(32), 작은아들(30), 며느리(30)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안씨 등은 2002년부터 보험회사 17곳의 상해·질병 관련 보험상품 80여개에 가입한 다음 병원을 오가며 치료할 수 있는 부상이나 질병인데도 수시로 입원해 2005년부터 최근까지 33차례에 걸쳐 보험금 5억3000만여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족이 2002년부터 받아낸 보험금은 11억원에 이르지만, 공소시효(7년)가 지났거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문제 없다고 판정한 보험금 수령액은 혐의에서 제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안씨 가족은 이렇게 받은 보험금을 아파트 3채, 상가 2곳을 매입하는 자금에 보태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뚜렷한 수입원이 없는데도 다달이 460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했으며, 2005년 이후 4명이 돌아가며 입원한 날짜만 모두 1330일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의 작은아들은 ‘허리가 아프다’며 341일 동안 입원했는데, 병원 쪽이 퇴원을 요구하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식으로 입원일 수를 늘리기도 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심을 피하려 의료보험을 적용받지 않고 비싼 치료비를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험회사들과 건강보험관리공단에 통보해 허위·부당 지급분을 환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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