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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익산 보석털이 일당 체포 공 세운 문대봉 경위

등록 2005-07-17 18:59수정 2005-07-18 14:51

술주정뱅이로 위장해 진범 확인
“경찰의 자존심을 걸고 꼭 범인들을 잡고 싶었습니다. 휴일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고생한 동료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지난 5월 발생한 전북 익산시 귀금속센터 전문털이범을 붙잡는 데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전북 익산경찰서 강력수사5팀장 문대봉(45) 경위는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67억원어치가 털린 이 사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경정급을 수사대장으로 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조직폭력배를 맡은 문 경위는 동료 30여명과 함께 수사팀에 동참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폐쇄회로(CCTV)를 미리 막고 귀금속을 털어 달아나는 바람에 수사는 그야말로 ‘맨땅에 머리 부딪치는 격’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단서는 큰 검은색 가방 5개였다. 범인들이 보석을 쓸어담고 남은 빈 가방을 급하게 빠져나가다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됐다. 문 경위 등은 먼저 가방 출처를 찾아나섰다. 대전에 있는 가방제조업체를 확인한 뒤 이곳에서 만들어진 가방이 납품된 곳을 일일이 탐문했다. 그야말로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였다. 이런 과정 끝에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에서 4월께 한 남자가 세차례에 걸쳐 검은 가방 30개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드디어 알아냈다.

이번에는 이 남자의 신원을 찾기 위해 양동시장 주변 주차장을 뒤졌다. 차를 타고 왔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주차장 일지에 남아있는 차량 뒷번호 4자리를 바탕으로 수십만대의 차적을 조회했지만 그 이상의 단서를 찾는 데에 실패했다.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것은 지난달 말께였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안테나를 꽂아두었던 서울 종로3가의 보석상가에 있는 한 사설감정실에 50대 부부가 나타나 14K와 18K 금괴를 감정한 뒤 순금덩어리로 바꿔 갔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문 경위는 서울로 직행했다. 사설감정실에서 혹시나 해서 적어두었던 50대 부부(절도단의 맏형인 선아무개·51)의 인적사항을 토대로 선씨 주변을 점검했다. 결국 선씨 형제의 셋째(38)가 귀금속털이 전과자라는 점을 알아낸 뒤 이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문 경위는 범인들이 훔친 귀금속을 녹여 금괴를 만들었던 광주의 한 비밀장소에 술주정뱅이로 위장해 접근해 선씨 형제가 진범임을 확인했다. 이때부터 특수수사팀은 선씨 형제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다가 15일 범인들이 숨어 있던 광주 황금동의 한 호텔을 급습해 범인 4형제와 공범 1명을 검거하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그는 “석가탄신일 전날이 어머니 제삿날이었지만, 본분에 충실해 범인을 붙잡으면 어머님이 더 기뻐하실 것으로 판단해 대전 형님댁에 가지 않고 수사본부를 지켰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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