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탑승 선박 침몰 추정
2년전 해적에 피랍됐던 루비호, 중국 가던 중 사고
미얀마인 12명 포함 21명 탑승…한국인 3명은 구조
미얀마인 12명 포함 21명 탑승…한국인 3명은 구조
남중국해에서 한국인 선원 9명 등 21명의 선원이 탄 한국 선적 화물선이 침몰했다. 홍콩 수색구조본부가 긴급 구조에 나서 한국인 3명 등 5명의 선원을 구조했지만, 나머지 16명은 실종 상태다.
해양경찰청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5분께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철광석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1만5000t급 브라이트 루비호가 홍콩 남쪽 350마일 해상에서 사라졌다. 루비호에는 한국인 선원 9명과 미얀마인 선원 12명 등 21명이 타고 있었는데, 위험 상황을 알리는 보안경보 신호가 우리 해양경찰청에 접수된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날 새벽 1시“구조에 나선 현지의 수색구조본부에 의해 현재까지 5명이 구조됐는데 이중 3명이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해경 상황실에서 확인한 한국인 선원은 기관장 오민수(54)씨, 3등 항해사 이호연(43)씨, 2등 기관사 김영식(42)씨 등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현재 루비호가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침몰추정 지점은 홍콩 남쪽 350마일 해상의 북위 16도33분, 동경 113도 59분 지점(중국해 해상)이다. 해당 선박에 탑승했던 한국인 선원 중에는 선장과 가판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제주 선적으로 국내 해운사인 제이앤제이트러스트가 운영하고 있는 벌크선이다.
해경은 신호가 접수된 즉시 홍콩과 베트남 수색구조본부에 수색 지원을 요청했으며, 구조본부 측은 헬기를 띄워 선박의 소재를 파악한 뒤 일반 선박의 지원을 받아 5명의 선원을 구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선박은 2009년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적이 있다고 한다”며 “선박의 잔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브라이트 루비호는 지난 2009년 8월 한국인 선원 8명을 태우고 소말리아 인근을 항해하다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피랍 47일만에 풀려난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브라이트 루비호 선원송출회사인 부산의 한 상운회사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직원들을 긴급대기시킨채 구조와 수색작업 진행여부 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소식을 통보받지 못해 뭐라고 말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현재로서는 현지 수색작업과 구조작업의 진척여부가 가장 중요하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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