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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재일 조선학교 상처 보듬는 유쾌한 ‘소셜테이너’

등록 2011-11-28 19:53

 배우 권해효
배우 권해효
‘몽당연필’ 공동대표 배우 권해효씨
‘내 가슴 속…’서 학생들 그림 뜻풀이
‘고교무상화 배제’ 항의 일 방문키로
“7년전 호주제폐지 참여뒤 CF 끊겨”
“우리 사회에서 통일과 역사청산 문제는 철지난 유행가처럼 취급되지만, 재일 조선학교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통일을 원하고 일본 침략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지요.”

지난 24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만난 배우 권해효(사진)씨가 재일 조선학교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쏟는 이유다. 이날 저녁 8시엔 일본 지진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를 위한 기금마련 모임 ‘몽당연필’의 여덟번째 모금 콘서트가 열렸다. ‘몽당연필’ 공동대표이기도 한 그는 사회자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유쾌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조선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근 권씨는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엮어서 만든 책 <내 가슴 속 조선학교>에서 해설자로 참여했다. 이 책의 수익금 절반은 다시 ‘몽당연필’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2002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통일대회에 참가해 ‘재일본 조선대학교’ 학생들을 만나면서 처음 연을 맺었다. 2005년부터는 틈틈이 재일 조선학교를 찾아다녔다. 지난 10월엔 아내와 함께 다큐 영화 <우리학교>의 배경인 일본 홋카이도 조선학교를 다녀오기도 했다. “조선학교 학생·교사들을 만나면 뭔가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어요. 이들은 어려운 환경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겨내요.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살던 고향에 가본 적은 없지만 우리에게도 고향이 있다고 말하는 데 바로 그 고향이 ‘학교’래요.”

<내 가슴 속 조선학교>와 함께 출간된 시선집 <학교 가는 언덕길>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조선학교 65년 역사가 담긴 자료사진 뿐 아니라 재일동포와 일본인 시인 38명이 지은 38편의 시를 함께 볼 수 있다. 시인들은 일본 정부가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조선학교를 배제한 데 대해 ‘비교육적 처사’라며 비판해왔다.

권씨는 조선학교를 도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고교 무상화정책 대상에 조선학교를 포함시키도록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12월 중으로 조선학교 고교 무상화 정책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몽당연필’ 대표단은 새달 1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정책 배제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그는 “12월3일엔 도쿄로 건너가 일본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정책 적용을 촉구할 것”이라며 “일본에서도 이 문제를 자국내 인권 수준의 척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권씨는 호주제 폐지나 반값등록금 시행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혀오면서 ‘소셜테이너’로 불린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에 대해 묻자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소셜테이너로 사는 게 불편하지는 않을까. “방송 일을 하는 사람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불편해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제가 껴안아야할 몫인거죠. 다만, 호주제 폐지 운동에 참여한 2004년 이후로 광고 출연 섭외가 뚝 끊겼습니다. 하하.” 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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