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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여당의원 비서가 선관위 디도스공격…배후 추적

등록 2011-12-02 20:04수정 2011-12-02 22:30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최구식 비서 서울시장 선거날 누리집 마비시켜
경찰 “윗선 지시 수사”…최 의원, 연루설 부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지난 10월26일 오전 7시40분. 선관위의 투표 안내문을 받지 못한 강아무개(31)씨는 투표소를 확인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접속했다. 그러나 웬일인지 10분이 지나도록 선관위 누리집은 열리지 않았다. 강씨는 “처음엔 우리집 인터넷 회선에 문제가 있나 싶었지만, 다른 누리집들은 연결이 잘 됐다”며 “결국 투표소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에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날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누리집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로 추정되는 사이버공격을 받아, 오전 6시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마비됐으며 강씨처럼 투표소와 투표율을 확인하려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투표율이 낮아지면 유리하다고 판단한 보수세력 쪽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떠돌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수사에 착수했고, 한 달여 만에 선관위 누리집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혐의로 붙잡은 사람은 최구식(사진)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인 공아무개(27)씨였다. 경찰은 같은 날 발생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누리집 공격에 대해서도 “공씨가 지시했다”는 공범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선관위 누리집에 디도스 공격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로 여당 의원실 소속 9급 수행비서 공씨와 실제 디도스 공격 작업을 수행한 누리집 제작업체 대표 강아무개(25)씨 등 4명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의원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경남 진주갑)이 곧바로 트위터에 입장을 밝혀 신분이 확인됐다. 최 의원은 지난 7월부터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공씨 등은 보궐선거일인 10월26일 200여대의 좀비 피시를 동원해 초당 263MB 용량의 대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디도스 공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씨는 보궐선거 전날 밤, 사업차 필리핀에 가 있던 누리집 제작업체 대표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 누리집을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강씨는 한국에 있는 같은 회사 직원 김아무개(27)씨와 황아무개(25)씨에게 이를 실행하도록 지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 4명은 모두 경남 진주 출신으로, 고향 친구·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공씨는 해당 의원실에서 운전·수행·자료수집 등을 하던 9급 수행비서”라며 “공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공범 3명은 혐의를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씨가 정치적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해당 의원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계좌추적을 포함해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범들로부터 “공씨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누리집을 공격하라는 요구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사건에 연루됐다면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겠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묵과할 수 없는 중대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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