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태건 일병(사진 오른쪽)
라태건 일병 “사랑에 보답”
해군 특수전 요원 꿈도 접어
해군 특수전 요원 꿈도 접어
“지금까지 아버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해야죠.”
간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 60%를 떼어준 라태건(21) 일병의 말이다.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소속 이작도 전진기지에서 헌병으로 복무중인 라 일병은 지난 6월 간세포암종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간경화증으로 병세가 악화하자 자신의 간을 이식해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수술을 결심하기까지는 고민도 있었다. 해군 특수전 요원이 꿈인데, 수술로 군 복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라 일병은 징병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으나 재검을 요청해 결국 현역으로 입대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 60%를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7시간의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라 일병은 4주간 입원한 뒤 퇴원한다. 아버지는 9주간의 회복기간을 거쳐 병실을 나설 예정이다. 라 일병은 “힘든 일이 있어도 자식들 앞에서는 항상 강인한 모습만 보이던 아버지를 위해 앞으로도 아들의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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