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유용 선물투자 혐의
오늘 최재원 부회장 재소환
오늘 최재원 부회장 재소환
에스케이(SK) 그룹 총수 일가의 회삿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가 이번 주 안에 최태원(51) 회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6일, 이미 한 차례 소환했던 최재원(48) 수석부회장을 7일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소환 조사를 끝내고 다음주에 총수 일가의 형사처벌 수위를 정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의 최 회장 소환 조사 방침은, 5천억원대 선물투자 행위의 최종 결정권자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다. ‘최태원→최재원→김원홍’으로 이어지는 선물투자 과정에서 에스케이 계열사 돈 500억여원의 전용 사실이 확인된 만큼, 선물투자의 ‘윗선’인 최 회장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2008년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에 투자된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 2800억원의 일부가 최 부회장의 계좌를 거쳐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를 대행한 김원홍 에스케이해운 전 고문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베넥스 대표 김준홍(45·구속)씨는 500억여원을 김 전 고문에게 송금했고, 최 부회장은 중소컨설팅 업체 아이에프지(IFG)의 차명주식을 주당 350만원씩 받고 베넥스에 매각해 매각대금 180억원을 선물투자에 활용했다.
검찰은 에스케이 계열사의 투자금이 베넥스를 통해 세탁된 뒤 이런 방식으로 총수 일가의 개인적인 선물투자에 쓰였다고 보고 있다. ‘최재원-김준홍-김원홍’ 3자간의 복잡한 자금 거래를 선물투자의 최종 결정권자인 최 회장이 몰랐을 리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최 회장 일가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지난 2일 검찰에 출석한 최 부회장은 14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팀의 추궁에 대부분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다시 불러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뒤 최 회장의 혐의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6일 “(형제를 모두 조사하는 것은) 누가 주범인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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