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 한겨레21 탁기형 선임기자
연합회, 주소 인터넷공개 비판
한국아나운서연합회가 자신에게 소송을 낸 여자 아나운서들의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한 무소속 강용석(42) 의원에 대해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5일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 의원의 행동은 명백한 범죄이며 100% 고의적인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강 의원은 모든 책임을 지고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의원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주소가 공개된 여자 아나운서들은 스토킹 등의 각종 위협에 노출됐다”며 “주소록 유출을 막기 위해 각 포털에 강제삭제와 자진삭제를 부탁하는 전화만도 수백통을 했고, 이에 따라 한때 업무도 마비됐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그동안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과 아나운서들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이번 행동으로 지금까지의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또 누리꾼들에게도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며 유출된 여성 아나운서들의 주소를 인터넷에 퍼나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아나운서들로부터 민·형사 고소를 당했고, 형사재판에서는 1·2심 모두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열린 민사 손해배상 소송 선고에서는 아나운서들의 주장이 기각당했다. 손범규 한국아나운서협의회장은 “민사 손해배상은 항소할 예정이고, 주소 유출 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30일 여자 아나운서 100여명의 주소가 적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심 판결문을 자신의 블로그에 그대로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10분 만에 주소 부분만 삭제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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