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께 울산 남구 용연동 용연변전소의 설비 고장으로 이 변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한 울산 용연국가산업단지 일대에 15분가량 예고 없는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업체들은 피해가 몇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정전으로 에스케이(SK)에너지와 바스프 울산공장, 케이피케미칼 등 정유 및 석유화학업체 70여곳이 갑자기 공장 가동이 멈춰 서면서, 액체 상태로 배관을 흐르던 석유화학제품이 굳어버려 막대한 피해를 봤다. 또 불완전연소된 가스 때문에 공장 굴뚝마다 불꽃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에스케이에너지 관계자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공정 속 제품을 모두 쓰지 못하게 돼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올해 1월 여수산업단지 정전 때는 26개 업체가 700여억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피해가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에너지 울산공장은 하루 80만배럴씩 원유를 정제하고 있다.
석유화학단지 공장들의 완전 재가동에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정확한 피해 규모는 그 이후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업체들은 순간정전만 돼도 모든 공정이 중단되고 공정 중의 제품을 버리게 되며, 다시 공장을 가동하는 데만도 며칠이 걸리는 석유화학 공정의 특성상 전체 피해 규모가 몇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전력 울산지점은 “용연변전소의 송전설비 증설작업 도중 추가된 가스절연개폐장치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발생했으나 곧바로 복구를 끝냈다”고 밝혔다. 용연변전소의 전기선로는 154㎸와 22.9㎸ 두 가지로, 기업체는 물론 상가와 주택을 포함해 모두 400여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정전 사고와 관련해 한국전력 등과 함께 정부합동점검반을 꾸려 7일부터 현장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업체 보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이승준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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