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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늑장 ‘오명’ 해경 안전 비지땀

등록 2005-07-18 18:30수정 2005-07-18 18:39

전곡출장소 해양경찰관들이 16일 레저용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려는 사람들에게 방수 휴대폰 팩을 목에 걸어주면서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전곡출장소 해양경찰관들이 16일 레저용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려는 사람들에게 방수 휴대폰 팩을 목에 걸어주면서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보트전복 참사 두달… 휴가철맞은 입파도

5월15일 오후 4시40분께 경기 화성시 우정면 입파도 부근 바다에서 레저용 보트가 뒤집혀 일가족 7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다. 당시 늑장 출동으로 혹독한 비판을 받은 해경은 사고 뒤 연안 선박 사고 예방과 사고 때의 대책 등을 내놓았다. ‘바다 피서객’이 많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안전 태세를 점검해봤다.

근무인력 보강·모의 훈련
방수 핸드폰 팩·지도 배부…
피서객 안전의식 홍보 분주

입파도 사고 당시 첫 신고를 받았던 경기 화성시 전곡항의 해양경찰서 전곡출장소를 16일 오전 찾았다. 당시 근무했던 경찰관 부부 대신 경력이 많은 경사와 경장, 전경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고 이후 대부분의 출장소 근무 인원이 늘었다”고 심정선 경장(40)은 말했다.

출장소 직원들은 레저보트 등 소형 선박이 출항하기 전에 탑승자들에게 항로와 운항에 장애가 되는 어망이 표시된 지도를 나눠주면서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설명했다. 이어 레저기구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점검한 뒤 파출소 전화번호와 안전수칙이 적힌 ‘방수스티커’를 탑승자 목에 걸어줬다. 특히 사고 때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휴대전화를 물에 젖지 않도록 ‘방수 핸드폰 팩’ 속에 넣어줬다. 또 출항하는 보트에 육지의 차량과 같은 번호판도 달아주었다.

입파도 사건 이후 해경이 관할하고 있는 전국 파출소와 출장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해상 안전 보안 대책 가운데 주요한 내용들이다. 이와 함께 해경은 야간에 물에 빠져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구명조끼 부착용 야간 비상 점멸등 1만2천여개를 구입해 전국에 있는 해경 파·출장소에 보급하고 있다.

전곡항에서 8마일 정도 떨어진 ‘육도’로 건너가려고 보트 출항을 신고한 최동철(42·인천시 연수동)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육도로 건너가 바다낚시를 하곤 했지만 입파도 사고 이후 자제하다가 모처럼 나왔다”며 “이전에 비해 해경의 근무 자세와 제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출장소 직원들은 레저기구들이 출항한 뒤에도 이상이 없는지를 수시로 점검한다. 대부파출소 차영성 소장은 “입파도 사고 이후 2시간 간격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출항시간과 입항시간 도중에도 한 번씩 탑승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해경은 해상 사고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20개의 사고상황별 위기관리능력 대응 매뉴얼 등을 파·출장소에 나눠주고 매달 모의상황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신고에서 출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입파도 사고 이전에는 86분이 걸렸으나 사고 후 5월에는 61분, 6월에는 53분으로 줄었다.

이런 대비태세에 힘입어 입파도 사고 이후 발생한 10여건의 해난사고를 모두 신속하게 구조했다. 2일 전곡출장소 관내인 영흥도와 선재도 사이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탄 3명이 낚시를 하다 스크루가 깨져 심한 안개 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표류 중이라는 신고를 밤 10시 20분께 받았다. 해경은 이들의 핸드폰 위치를 추적해 파출소에 있는 경비정을 긴급 출동시켜 구조했다.

이승재 해양경찰청장은 18일 “입파도 사고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혹독한 질타를 받았지만 이를 계기로 국민들에게는 해상 레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었고, 우리 조직도 위기의식이 확산되어 각종 사고에 신속히 대처하는 등 근무자세가 크게 개선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사각지대는 있다. 물이 있으면 아무 곳에서나 들어가는 4인승 이하 작은 레저기구들이 그것이다. 이들은 해변에서 5마일까지는 운항 신고를 하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는 법 규정 때문에 해경에 출항신고도 하지 않고 있다.

대부파출소 차 소장은 “소형 레저보트 협회나 동우회 등을 찾아 다니며 절대 혼자는 물에 들어가지 말고 2~3척이 함께 출항할 것을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사자들의 안전 의식이 없으면 좋은 제도도 효과를 볼 수 없다”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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