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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벤츠 여검사’ 구속…알선수재죄 적용은 논란

등록 2011-12-07 21:20수정 2011-12-07 22:13

알선수뢰보다 법정 형량 낮아
검 “동기 청탁…상하관계 아냐”
부산지방법원 임경섭 영장전담판사는 7일 검사로 재직할 때 변호사의 사건을 도와주고 변호사한테서 벤츠 승용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청구된 이아무개(36·여) 전 검사의 구속영장을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 전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검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부장판사 출신 최아무개(49) 변호사로부터 받은 벤츠 승용차와 법무법인 신용카드 등을 쓴 것은 인정했으나, 최 변호사 사건을 알아봐준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재 특임검사팀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이 전 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만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가 건설업체 동업자를 창원중부경찰서에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창원지검 검사한테 전화를 걸어 ‘잘 봐달라’고 청탁한 뒤 지난해 5~12월 최 변호사한테서 샤넬 핸드백 값 539만원, 최 변호사의 벤츠 리스료 3800여만원 등 5100여만원의 금품을 받거나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검사는 최 변호사로부터 받은 금품이 평소처럼 친분관계에 따라 받은 것이었다며 사건 청탁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특임검사팀은 최 변호사의 고소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 고소 사건을 알아봐줬다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 동업자를 무겁게 처벌해달라고 청탁했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한 정황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최 변호사가 동업자를 고소한 사건을 검찰로 넘기면서 횡령은 무혐의, 배임은 29억원으로 기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창원지검은 배임으로 7000만원 손해를 끼친 혐의만 인정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검사가 사건을 부탁했는데도 구속은커녕 배임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무원이 청탁을 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위법행위가 된다”고 밝혔다.

알선수뢰 혐의가 아닌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도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알선수뢰 혐의가 성립하려면 청탁하는 공무원이 상사여야 하는데, 이 전 검사와 창원지검 검사는 상하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알선수뢰 혐의는 뇌물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으로 처벌하고 뇌물을 건넨 사람도 처벌한다. 이와 달리 알선수재 혐의는 징역 5년 이하로 처벌하며, 금품을 건넨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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