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조현오(사진) 경찰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조 청장은 내년 4월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 청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22일 차관회의와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게 되는 대통령령의 내용이 지금과 같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 (경찰청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경찰 조직과 언론, 국민이 요구하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 청장직을 그만두고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치안정감·치안감 인사를 시작했을 때 이미 총선 출마는 포기했다”며 “(재신임 문제가 논의됐던 지난 10월) 총선 출마를 앞둔 공직자들 사퇴 시한인 내년 1월12일 이후에 나를 내보내도 되니 부담 갖지 말라는 뜻을 청와대에 이미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조 청장뿐 아니라 박종준 경찰청 차장도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직을 내놓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과 끝까지 형사소송법 개정을 두고 싸워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조 청장이 사퇴할 경우 후임 청장으로는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유력하게 꼽혀왔다. 하지만 이 청장이 경찰 내 ‘영포라인’(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경북 영일·포항 출신 인맥)의 핵심으로 분류되는데다, 서울청장이 된 지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은 점을 들어 곧바로 경찰총수에 임명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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