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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제주 ‘400억’ 전화요금 내야 7대경관 선정?

등록 2011-12-13 12:01수정 2011-12-13 16:07

왼쪽부터 제주도, 베트남 할롱베이,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 뉴세븐원더스재단이 11월 12일(한국시각)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이들 지역을 선정했으나, 1인 무제한 전화투표 허용, 투표 결과 비공개 등으로 선정 결과의 신뢰도, 재단의 공신력 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제주도, 베트남 할롱베이,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 뉴세븐원더스재단이 11월 12일(한국시각)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이들 지역을 선정했으나, 1인 무제한 전화투표 허용, 투표 결과 비공개 등으로 선정 결과의 신뢰도, 재단의 공신력 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 동원 전화투표 등으로 요금 200억 넘겨

전화료 안내면 확정 취소도…“농락당한 기분”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전화 투표에 사용한 행정전화 요금이 최대 400억원에 이르고, 이 요금을 내지 못하면 최종 선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며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주관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작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은 전화와 인터넷 투표(n7w.com)를 통해 선정된 탓에 제주도는 본청과 행정시, 읍·면·동 및 관계 기관 등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전화 투표 독려운동을 벌였다.

 이렇게 자연경관 선정에 다 걸기 한 끝에 제주도는 지난 11월12일 브라질 아마존 등과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잠정 선정되었다. 그러나 행정 전화로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화요금은 고스란히 제주도 예산에서 충당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7대 자연경관에 최종 선정되려면 투표에 쓰인 전화요금을 뉴세븐원더스재단에 납부해야 한다는데 있다. 12일 열린 제주도의회에서는 이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김용범 의원(민주당)은 새해 예산안 심사에서 “관제동원 전화투표수가 1억건으로 전화비만 200억원을 넘겼다”며 “어떻게 요금을 납부할 계획이냐”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뉴세븐원드스재단 쪽에 7대 경관 투표요금이 납부되지 않았다”며 “만일 재단 쪽에 전화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최종선정이 되지 않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강성후 세계자연유산단장은 “유효투표수에 (최종 선정이) 영향을 받는다”며 “유효투표수란 전화투표를 해서 한국통신(KT)을 통해 재단에 요금이 완납된 투표수를 말한다”고 답했다. 제주도가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려면 전화요금을 납부해야 ‘잠정’ 아닌 ‘확정’이 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KT 사장을 지낸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전화요금이 최소 400억원이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3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8월부터 9월까지 한 것이 200억원(1억통)이고, 10월부터 최종 결정된 11월12일까지도 엄청나게 독려를 했다”며 “얼마만큼 올라갔는지 알 수 없지만, 400억까지 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요금 납부 주체와 관련해 “뉴세븐원더스재단과 KT 간에 계약을 할 때 요금에 대해서 KT가 일단 돈을 납부하겠다고 약속을 했는지, 아니면 수금한 전화비를 가지고 돈을 내겠다고 했는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면서도 “계약상으로는 KT에서 먼저 책임을 지는 그런 형태로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KT가 전화요금을 선지급하더라도 제주도가 예산으로 최대 400억원에 육박할 전화요금을 부담할 능력이 있느냐는 것도 문제다. 제주도가 올해 추경예산을 통해 공공전화료 30억원을 확보했으나 전화투표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처음부터 상당히 불투명한 단체가 하는 영리마케팅에 국민의 애국심을 담보로 농락당한 기분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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