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민원에 ‘수사무마’ 포함
또다른 실세 연루 밝힐지 주목
또다른 실세 연루 밝힐지 주목
이명박 정부 최고의 실세로 꼽히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6)씨가 구속되면서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구속 기소)이 주장했던 ‘검찰 로비’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 회장이 박 보좌관에게 건넨 민원의 내용에 ‘수사 무마’가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2009년 9월 창원지검이 에스엘에스그룹 수사에 나서자 이 회장의 회사 구명 로비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정권 실세와 ‘선이 닿는’ 사람을 찾던 이 회장은 문환철(42·구속 기소) 대영로직스 대표를 만나 “검찰 수사로 어려우니 도와달라”, “강제로 워크아웃을 당해 억울하니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문 대표의 소개로 박 보좌관도 만났다. 박 보좌관에게도 검찰 수사 무마와 워크아웃 과정에서의 도움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사 무마 청탁이 또 다른 정권 실세를 통해 ‘실현’됐다고 주장했다. 박 보좌관과 문 대표가 정권 실세 ㅂ씨를 만났는데 “(ㅂ씨가) 두 사람 앞에서 직접 창원지검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래서 창원지검 건이 무마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창원지검 특수부는 이 회장을 분식회계·뇌물공여 혐의로만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신재민 금품수수’ 폭로로 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은 이 회장이 에스엘에스조선의 자산 상태를 속여 수출보험공사로부터 12억달러에 이르는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을 받은 행위를 사기 혐의로 판단했고, 12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새로 밝혀냈다. 검찰 일각에선 이 회장을 구속 수사하려는 ‘작심수사의 결과’로 보는 분석도 나왔지만, 창원지검의 ‘부실수사’를 의심해볼만한 대목이다.
박 보좌관과 ㅂ씨는 정치권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고 ㅂ씨와 창원지검 간부는 고등학교 동문이다. 서로서로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당시 창원지검 고위 간부는 “ㅂ씨에게서 에스엘에스 수사와 관련해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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