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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향응 발뺌은 거짓? 박영준 부메랑 맞나

등록 2011-12-14 20:45수정 2011-12-14 22:35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14일 오후 일본 출장 중 에스엘에스(SLS)그룹으로부터 향응을 접대받은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14일 오후 일본 출장 중 에스엘에스(SLS)그룹으로부터 향응을 접대받은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14일 소환조사…검찰 “SLS쪽서 3차술자리 접대 정황”
“전 청와대직원, 없던일 요청” 진술도…무고죄 가능성
이명박 정권의 ‘왕차관’으로 불려온 박영준(51)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9월 ‘향응 제공’을 주장한 이국철(49·구속 기소)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박 전 차장은 이날 검찰에 나와 “사실관계를 당당히 밝히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 전 차장이 에스엘에스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가 도리어 무고죄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박 전 차장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그룹 현지법인에서 400만~500만원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차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에스엘에스 쪽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일본 출장 중이던 2009년 5월22일, 저녁식사를 마친 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대기업 계열사 일본 법인장과 술자리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박 전 차장은 “당시 동석했던 또다른 사람을 삼성물산 출신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회장의 폭로 뒤 정밀하게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에스엘에스 법인장이었다”며 “(그러나) 그날 술값을 계산한 사람은 내 지인이다. 다음날 일본 의원 조찬일정 때문에 오래 얘기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장은 자신의 지인인 강아무개씨가 계산했다는 16만엔 상당의 술값 영수증도 공개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수사를 통해 박 전 차장이 에스엘에스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권아무개 에스엘에스 일본법인장을 조사하면서 “2차 술자리가 끝나고 이어진 3차 술자리에서 20만엔을 에스엘에스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다음날 박 전 차장에게 렌터카를 제공하고 차량 렌트비 10만엔도 지불했다”는 진술과 함께 증빙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또 박 전 차장과 권 법인장의 만남을 주선하고 동석했던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비서관)이 일본에 머물고 있던 권씨에게 연락해 “3차 술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하면 안 되겠느냐”며 거짓 진술을 요청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이 에스엘에스 접대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에 대한 박 전 차장의 명예훼손 고소가 오히려 박 전 차장에게 부메랑이 된 셈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박 전 차장이 왜 이 회장을 고소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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