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 통신업체 대표 구속
수수료 명목 72억원 챙겨
수수료 명목 72억원 챙겨
서울 중랑경찰서는 불법광고문자(스팸문자) 5억5천만건을 발송하도록 도와주고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무등록 별정통신업체 대표 이아무개(32)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씨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해 불법광고문자를 보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들로부터 고액의 대출수수료를 받은 혐의(대부업법 위반 등)로 미등록 대부중개업자 최아무개(47)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기간통신사로부터 인터넷전화 3000회선, 문자서비스용 전화 550회선을 임대해 1초당 550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뒤, 2009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불법대부업자, 도박·게임사이트 운영업자들의 의뢰를 받아 하루 평균 50만건의 불법광고문자 발송을 중개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72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3~4달 간격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세금 납부를 하지 않기 위해 대포통장을 개설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다른 사람의 아이피(IP)를 도용하거나, 국내 피시방, 중국 등지에서 무선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불법광고문자를 발송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 등 대부업자들은 이씨를 통해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한 대출 광고문자를 보내고, 찾아온 고객들에게 대출금액의 15~20%에 이르는 높은 대출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휴대전화번호를 1개당 1~20원씩 주고 대량 구매하거나, 전화번호 자동생성프로그램을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한 뒤 불법광고문자를 보내는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유통한 중개업자와 이씨를 통해 불법광고문자를 보낸 도박·게임사이트 운영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