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내 선물투자 혐의
최태원(51) 에스케이(SK) 회장이 19일 검찰청에 나온다.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내어 선물투자금으로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 회장은 2003년 2월 비자금 사건으로 소환돼 구속된 지 7년10개월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에스케이 총수 일가의 회삿돈 유용 혐의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16일 “최 회장에게 19일 오전 9시30분에 나오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에 투자된 계열사 자금 497억원을 최 회장 일가의 선물투자를 전담한 김원홍 전 에스케이해운 고문의 계좌로 송금하도록 김준홍(45·구속 기소) 베넥스 대표에게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이 베넥스에 들어간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90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보고받았는지도 캐물을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최 부회장을 두 차례 불러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를 추궁했다. 최 부회장은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 497억원을 선물투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를 일정 부분 시인했지만, 형인 최 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최태원→최재원→김원홍’으로 이어지는 선물투자금의 흐름상, 베넥스를 통한 회삿돈 횡령에 최 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 소환 조사 뒤 다음주 안에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의 형사처벌 수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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