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석, 돈거래·행정관 술자리 보고받고 전화
정진영 민정도 ‘공유’…청와대 은폐압력 의혹
‘한겨레21’ 보도에 청 “영향력 행사 안해” 부인
정진영 민정도 ‘공유’…청와대 은폐압력 의혹
‘한겨레21’ 보도에 청 “영향력 행사 안해” 부인
경찰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 수사가 한창일 때,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사건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김정무수석은 경찰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뒤, 정진영 청와대 민정수석과 실시간으로 디도스 사건 처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경찰 수사에 개입하고, 중요 사실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정무수석은 지난 7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조 청장에게 전화를 했다. 경찰은 6일 오후 사건 관련자들 사이에 1억원의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한 뒤 7일 오전 청와대에 보고했다. 또 경찰은 7일 오후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 연루자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사실을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김 정무수석이 전화한 시점은 이런 보고를 받은 직후여서, 경찰의 수사 발표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선 이미 김효재 정무수석과 정진영 민정수석이 디도스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었다”며 “사건 처리 경험이 별로 없는 김 정무수석이 정 민정수석의 도움과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김 정무수석이 조현오 청장과 나눈 얘기를 정 민정수석에게 그대로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조현오 청장에게 전화를 해 청와대 행정관의 술자리 참석,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조 청장은 “디도스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두 차례 통화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을 하는 차원이었을 뿐 어떤 외압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도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바 없다”며 “해당 언론에 대해 적절히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은 디도스 사건 연루자 일부와 술자리를 함께한 청와대 국내의전팀 박아무개(38·3급) 행정관을 이번주에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유선희 노현웅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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