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배수씨, 이국철·제일저축 등서 10억여원 받은 혐의
코오롱쪽 자금유입 정황…이상득 의원 연루여부 초점
* 형님: 이상득 의원
코오롱쪽 자금유입 정황…이상득 의원 연루여부 초점
* 형님: 이상득 의원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6)씨가 27일 각종 청탁성 명목의 금품과 불법 정치자금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박 보좌관을 기소한 뒤에도 박 보좌관이 코오롱으로부터 받은 돈의 성격 등을 규명하고 이 의원의 연루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박 보좌관은 에스엘에스(SLS)그룹과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구명 청탁과 함께 받은 7억5천여만원 외에도 ㅈ조경업체 대표 조아무개씨가 “관급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건넨 1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이 돈의 대가성을 숨기려고 자신의 아버지가 이 회사의 고문으로 위촉된 것처럼 꾸미고 자문료 형식으로 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이렇게 받은 9억3천만원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죄를 적용했다.
또 검찰은 박 보좌관이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학교 선배인 토목업체 ㅋ사 대표 김아무개씨에게서 매달 500만원씩 모두 1억1700만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양쪽이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어, 이 돈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를 적용했다. 박 보좌관이 돈을 받은 대상은 애초 알려진 곳보다 2곳이 늘었고, 수수액은 모두 10억5천여만원에 이른다.
검찰은 박 보좌관을 기소하면서 코오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중”이라며 공소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박 보좌관은 코오롱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으며 이 계좌를 통해 코오롱 쪽으로부터 매달 300만원씩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돈의 성격과, 코오롱과 이상득 의원실과의 관계 등을 수사중이다. 이 의원은 코오롱 사장을 지냈고 박 보좌관도 코오롱 출신이다.
검찰은 또 코오롱 출신으로 이 의원을 20년 동안 보좌해온 임아무개(44·여) 비서관의 계좌에서 발견된 8억원의 출처도 조사중이다. 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내 개인 돈과 의원실 운영비가 섞여 있는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주변 계좌추적을 통해 이 돈의 출처를 쫓고 있다. 박 보좌관이 청탁 명목으로 받은 수억원을 잘게 쪼개 세탁하는 과정에서 의원실 보좌진들의 계좌를 이용한 ‘조직적 돈세탁’ 의혹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검찰은 박 보좌관을 기소한 뒤 이 의원의 연루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박 보좌관이 받은 로비 자금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쫓고 있지만, 아직 이 의원을 의심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보좌관의 금전 거래는 아직 확인할 것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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