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170만원 상당 ‘대접’
특임검사 “청탁성 아니다”
처벌 않고 대법원 징계 요구
진정인 등 3명 구속 마무리
특임검사 “청탁성 아니다”
처벌 않고 대법원 징계 요구
진정인 등 3명 구속 마무리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여성 검사한테 사건을 청탁하면서 벤츠 승용차와 명품 손가방 등을 제공한 의혹 등을 밝혀내려 대검찰청이 꾸린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 현직 부장판사가 변호사한테서 여러 차례 와인을 받고 저녁식사를 대접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창재 특임검사팀은 28일 ‘부산 변호사 로비의혹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부산지방법원의 현직 부장판사(49)가 전직 부장판사 출신의 최아무개(49·구속) 변호사로부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차례에 걸쳐 60만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받고 110만원 상당의 와인 7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대법원에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와 잘 알고 지내던 진정인 이아무개(39·여·구속)씨가 “올해 2월께 최 변호사가 부산지법 부장판사한테 상품권 50만원을 와인 책자에 끼워 주는 것을 봤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특임검사팀은 덧붙였다. 현직 부장판사가 지방에서 함께 근무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와 자주 만나 접대받는 등 이른바 ‘향판 관행에 따른 그늘’이 여전히 남아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대학 동기인 현직 검사장한테 로비한다며 올해 1월, 2월 진정인 이씨한테서 1000만원과 70만원짜리 골프채를 받아 검사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 최 변호사가 올해 1월 다른 대학 동기인 현직 검사장한테 이아무개(36·여·구속) 전 검사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 등도 사실무근으로 조사됐다고 특임검사팀은 밝혔다.
이로써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대검찰청 특임검사팀의 수사는 28일 만에 끝났다. 특임검사팀은 현직 검사장을 포함해 70여명을 100여차례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최 변호사 사건을 알아봐주고 최 변호사한테서 5591만원어치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이 전 검사를 구속한 데 이어 최 변호사, 그리고 절도 등의 혐의로 진정인 이씨도 구속기소했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최 변호사가 건설업 투자에 실패하자 유력 정치인을 잘 알고 있다는 진정인 이씨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로비가 실패로 끝나고 (이 전 검사와 가까이 지내는 등) 자신의 복잡한 여자관계까지 드러나면서 둘이 서로 고소고발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진정인 이씨는 여전히 최 변호사한테 로비 명목으로 금품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최 변호사한테서 식사와 와인을 제공받은 부장판사를 대법원에 징계만 요구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 특임검사는 “부장판사가 최 변호사로부터 사건 청탁과 관련해 식사를 대접받거나 와인을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형사처벌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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