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이정우 기자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인 김근태(64) 한반도재단 이사장이 병세가 악화돼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 쪽은 29일 언론과 한 통화에서 “김 상임고문이 지금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뇌정맥혈전증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고, 현재 합병증이 진행되면서 중환자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한반도재단 관계자는 “장기들의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폐렴도 유발됐고, 2차 합병증이 급속히 진행됐다”며 “의료진 판단으로는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985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구속돼 고문기술자 이근안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전기고문을 받았다. 전기고문을 받은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그는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다. 전기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2006년께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왔으나 이를 숨기고 치료를 받아왔다. 정치인에게 건강 악화는 치명적 약점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다시 건강이 악화돼 한반도재단이 지난 8일 이례적으로 짤막한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정밀진단 결과 뇌정맥에서 혈전이 발견됐고 입원 치료 중 갑자기 출혈이 발생해 위급한 고비를 넘겼다. 당시 김 이사장은 누구보다 사랑하는 딸 병민(29)씨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 이사장이 위독한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에는 회복을 기원하는 응원 글이 올라왔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가장 먼저 자신의 트위터(@kangkumsil)에 “김근태 선배님이 위독하다고 하십니다”라며 “오늘이 고비일 듯하답니다”고 급보를 올렸다. 문학진 민주통합당 의원(@moonhakjin)도 “중환자실에서 김근태형을 보고 나왔다. 의식은 없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며 “오늘을 넘기기 어렵다 한다. 눈물이 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던진 형은 병상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유명 트위터 이용자인 백찬홍(@mindgood)씨는 “이근안에게 모진 고문을 당했던 김근태 선생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립니다”라며 “가해자는 어떤 반성도 없이 목사로 활동하고 피해자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모순의 현실. 한국사회와 종교가 답해야 할 과제”라고 썼다.
트위터 이용자 ‘castlechan’은 “인생을 온전히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인데 꼭 일어나세요”라며 “그래서 내년에 정의가 승리하는 것을 목격하셔야지요. 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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