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실 적통 끊겨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전주이씨 대동종약원 명예총재)씨가 지난 16일 일본의 한 호텔에서 숨졌다고 대동종약원이 19일 밝혔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되고 있다. 향년 74.
고종의 손자이자 영친왕(이은)의 아들인 이구씨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로 첫째 아들 진이 생후 8개월 만에 숨져 사실상 마지막 황세손이 됐다. 그가 숨져 대한제국의 마지막 적통이 끊긴 셈이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관계자는 “이구 황세손이 나가사키로 알려진 한 지방 호텔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호텔 종업원이 인기척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방문을 열어보니, 화장실에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왕실학교인 가쿠슈인에서 공부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과를 나와 미국에서 건축사일을 하기도 했다. 1958년 뉴욕의 한 교회에서 독일계 미국인 줄리아와 결혼했으며 자녀는 없다. 고인은 63년 귀국해 부모와 부인과 함께 창덕궁 낙선재에서 살았다. 부인과 별거에 들어가고 운영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자 고인은 1977년 일본을 건너갔다. 이후 종친들의 종용에 못 이겨 대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로 줄리아와 강제 이혼했으며 아리타라는 일본 여성과 최근까지 도쿄에서 살았다.
대동종약원은 “장례는 황세손장례위원회장으로 치러지며 이환의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이사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일본에서 주검이 운구되는 대로 고인이 기거하던 낙선재에 빈청을 마련할 계획이며 24일 9일장으로 치르게 된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홍릉 뒤편 영친왕 묘역(영원 구역)이다.(02)765-2124.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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