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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작은 폭력이라도 빨리 알려야”

등록 2011-12-30 21:50

중3 학생의 학교폭력 극복기
7개월 시달려 의기소침 위기
교사 발빠른 대응으로 모면
경기도 광명 ㅎ중학교 3학년인 손아무개(14)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같은 반 학생 3명이 손군과 다른 친구 2명을 학기 초부터 7개월 동안 화장실과 운동장에서 몸에 멍이 들도록 폭행했다.

손군의 부모는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손군의 담임 민아무개씨가 알려줘 아들이 폭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손군의 담임 민씨는 교실에 들어오면 늘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깨닫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한 일’을 쪽지에 적어 내도록 했다. 당시 손군 등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반 학생들이 알고 있었고, 담임은 쪽지를 통해 이 사실을 파악했다.

민 교사는 바로 학생주임과 교감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자, 해당 학부모들에게 직접 학교폭력이 발생했음을 알렸다. 손군의 아버지(52)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담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 애의 담임은 그 역할을 참 잘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아들의 폭력 피해를 알게 된 아버지는 학교 쪽에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정식으로 이 사건을 회부하고,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는 교감을 위원장으로 하고, 피해 학생과 부모, 가해 학생과 부모, 교내 자치위 교사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었다. 자치위는 몇 차례 회의를 한 끝에 가해 학생 2명을 권고 전학시키고, 나머지 1명은 경징계하는 결정을 내렸다. 손군은 이 일이 있고 난 뒤 학교폭력 전문 상담가에게 상담도 받았다.

담임과 부모의 노력 끝에 학교폭력을 당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손군은 정신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쫓기듯 전학을 가지도 않았고, 밝은 모습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손군의 아버지는 “반 급우들에게 폭행과 모욕을 당한 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폭력 자체보다 자신도 모르게 자아가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지는 게 제일 두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씨는 “아무리 작은 학교폭력이라도 숨기지 말고, 학교자치위원회와 같은 열린 공간에서 논의될 수 있어야 한다”며 “가해 학생에게 폭력은 잘못이란 점을 학교에서 똑바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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