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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폭력 뒷전…상담교사들 ‘진학지도중’

등록 2012-01-03 21:05수정 2012-01-03 22:26

주업무 뒤바뀌어…“사정관 연수 가느라 상담 취소도”
정부, 최근 3년간 채용 104명뿐…전문인력 양성 시급
왕따·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채용해 각 학교에 배치한 ‘전문상담교사’가 본래 업무인 학교생활 상담은 제쳐둔 채 진학지도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3일 일선 중·고교 전문상담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특목고 선호와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으로 진로교육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문상담교사의 역할이 일반 상담보다는 진로 관련 업무에 쏠리고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로 일하는 성아무개(29)씨는 “3년 전 전문상담교사로 임용됐지만,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진로상담부’에 소속돼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며 “최근엔 진로부장의 지시로 애초 예정됐던 학생 상담을 취소하고 입학사정관제 관련 연수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특히 입시철이면 특목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를 봐주느라 한달간 다른 상담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전문상담교사인 이아무개(33)씨도 “주된 업무는 학생의 인성상담이지만, 진로상담을 비롯해 진로 체험학습 활동을 준비하고, 진학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는 일을 모두 맡아서 한다”며 “학교를 옮길 때마다 요구하는 업무가 달라, 학교폭력 상담을 일관되게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전문상담교사는 진학지도를 담당하는 진로상담교사와 별개로, 학교폭력·가정불화 등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전반적인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선 입시·진로 업무에 치중하다 보니 전문상담교사 매뉴얼도 무시한 채,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들을 관리해야 할 교사를 진로 업무에 투입하는 실정이다.

전문상담교사 육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낮다. 배은희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용한 전문상담교사는 883명이다. 그나마 2005년 308명, 2007년 347명, 2008년 124명을 뽑았으나, 2009년 이후로는 지난해까지 3년간 104명을 뽑는 데 그쳤다. 게다가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거나 청년실업해소의 한 방편으로 일반교사 자격증을 가진 대학생을 인턴교사 신분으로 뽑다 보니, 효과적이고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유 경기대 겸임교수(교직학과)는 “전문상담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학교폭력 전문 연수를 받아야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학교폭력에 관한 전문 연수과정이 없다”며 “학교폭력 전문가 양성과정을 마련하거나, 최소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교직이수를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과목이 신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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