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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폭력 대처에 소홀” 전교조의 자성

등록 2012-01-04 20:44수정 2012-01-04 22:55

장석웅 위원장 고개숙여…“교사에 조사·중재권 줘야”
학부모단체 “과도한 경쟁이 근본 원인…인권 교육을”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학교폭력’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등한시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전교조 내부에서 나왔다.

‘행복세상을 여는 교육연대’ 등의 주최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학교폭력 문제 진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 참석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가 그동안 거시적인 관점에만 매달려,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종철 전교조 학생생활국장도 “(전교조나 교총 등) 교직단체가 학교폭력을 외면하거나 소극적이었던 태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특히 전교조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자기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전교조의 사업목표와 내용에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현장 실천을 제안하거나 정책 대안을 만든 적도 없고, 최근 핵심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는 학교 혁신 사업 속에서도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전교조를 포함한 진보진영이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박 국장은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학교폭력 대책이라고 하면 ‘처벌’과 ‘통제’를 먼저 떠올려 문제 해결에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입시경쟁 등 거시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학교폭력 문제도 풀 수 없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교조 교사도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일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보적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 여러 군데에 제안해봤지만, 관심을 갖는 곳이 없었다”며 “전교조는 참교육을 실천하자는 설립 취지를 되살려 이번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성찰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하자”고 말했다.

현재 전교조는 학생생활국 차원에서 ‘폭력없는 평화로운 학교’를 올해 학교혁신 운동의 주요 과제로 삼고 교사들의 공동실천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학교 공동체가 파괴되는 상황을 전교조가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며 “3월 개학 전까지 내부 토론을 거쳐, 올해 사업계획에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방안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다양한 견해가 쏟아졌다. 박 국장은 “교사만이 폭력을 양산하는 학생 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교육적으로 개입해 평등하고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교사에게 가해·피해 학생에 대한 1차 조사권, 학부모 면담권, 작은 사안에 대한 중재권 등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경 전국참교육학부모회 상담국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이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부만 잘하면 집에서나 학교에서 모든 것이 용인되는 게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라며 “지금이라도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으로 ‘뺑뺑이’ 도는 사회구조를 하루빨리 해체하고 그 자리에 기본적인 민주시민의식을 배우는 인권교육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소장은 ‘일진’에 대한 장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소장은 “아이들에게 일진은 학교, 지역사회에서 거대한 조직을 이루는 무서운 존재일 뿐 아니라 유행을 주도하는 선망의 대상”이라며 “정부가 전국 또는 지역 차원의 일진 조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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