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기도 성남시 어린이집 원장 가혹행위 조사
보조금 2천여만원 횡령 의혹도
보조금 2천여만원 횡령 의혹도
경기도 성남시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어린이들을 상습 폭행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먹여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5살짜리 어린이들이 다니는 이 보육시설은 보조금 2천여만원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어린이집 원생 2명의 부모한테서 ‘아이들이 원장(여)에게서 심한 학대 등을 받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지난해 11월 초 한 남자 어린이가 꾸지람을 듣던 중 보육교사에게 발길질을 하자 원장이 파리채로 수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원장에게 맞은 어린이가 겁에 질린 나머지 오줌까지 쌌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보육교사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장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였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어린이집 원생들은 2010년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런 피해를 당했으며, 일부 어린이는 후유증으로 잠을 자다 깨 일어나 울거나 문을 여닫는 소리에도 놀라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배앓이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앞서 성남시는 성남아동보호전문기관과 유통기한이 지난 간식 제공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지난 5일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또 이 어린이집이 보조금 275만원을 허위청구한 사실도 밝혀내 청문절차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이 어린이집이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보육료와 간식비 등을 부풀려 보조금 25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다.
이 어린이집 원생은 애초 34명이었으나 현재는 13명만 남아있다. 아동학대 사실을 경찰에 진술한 보육교사 4명은 최근 사직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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