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씨 체포영장 청구
누가 지시했는지 조사방침
누가 지시했는지 조사방침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전달하고, 나중에 고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통해 돌려준 이 돈봉투를 받은 사람은 당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현 국회의장)의 선거를 도와준 박 대표 비서 출신 고아무개(41·현 ㅇ의원 보좌관)씨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9일, 고 의원의 여비서 이아무개씨와 김아무개 보좌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고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가 고 의원실에 돈봉투를 건넸고, 나중에 돌려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8일 검찰에 출석해 “2008년 전당대회 2~3일 전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성이 우리 방 여비서에게 서류봉투를 전달했는데, 나중에 현금이 든 사실을 알고 보좌관을 시켜 박희태 대표실에 돈봉투를 돌려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수사팀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 의원의 여비서 이씨를 상대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일했던 한나라당 당직자와 보좌진의 사진을 한장씩 보여주며 돈을 건넨 ‘뿔테 안경을 쓴 남성’이 누구인지 ‘식별 작업’을 벌였고, 이를 통해 고씨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씨를 곧 소환해 돈 심부름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당시 얼마나 많은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건넸는지를 추궁할 방침이다.
고씨는 제17대 국회 때 박희태 의원의 비서로 일했으며, 2008년 4월 총선 때 다른 의원실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같은 해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희태 캠프에 잠시 합류해 선거 준비를 도왔다.
김태규 김정필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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