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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내 사진이 용기 잃지 않았던 한국인에게 추억되길”

등록 2012-01-12 15:24수정 2012-01-13 09:45

클리포드 스트로버스 부부. ㈜두모 제공
클리포드 스트로버스 부부. ㈜두모 제공
6·25 전쟁 직후 한국의 모습 사진집으로 펴낸
미 아마추어 사진작가 클리포드 스트로버스
1953년 주한미군으로 근무…전국 다니며 생생한 모습 담아
“60년 전 전쟁의 폐허 위에 서 있던 한국인에게 그 시대는 고통이었겠지만, 당시 내가 찍은 사진을 통해 이제는 그 시대가 위대한 미래의 시작이기도 했다는 것으로 추억되기를 바랍니다.”

미국인 아마추어 사진작가 클리포드 스트로버스(80)가 6·25 전쟁 직후 한국 곳곳을 다니며 찍은 컬러사진 266점을 묶어 사진집 <칼라로 만나는 1954년 코리아>로 최근 펴냈다.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서울 여의도 비행장, 피난민 천막촌 등을 담은 사진집은 이방인의 눈으로 본 ‘전쟁 직후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새삶을 개척하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당시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54년 7월 서울역 모습. ㈜두모 제공
1954년 7월 서울역 모습. ㈜두모 제공

현재는 철거되고 없는 옛 조선총독부 건물의 1954년 모습. ㈜두모 제공
현재는 철거되고 없는 옛 조선총독부 건물의 1954년 모습. ㈜두모 제공

사회생활을 은퇴하고 현재 미국 아이오와주의 시골마을에서 부인과 노후를 보내고 있는 스트로버스가 60년 전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사진집으로 낸 것은 매우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스트로버스는 21살 때인 1953년 11월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와 부산 중구 용두산 근처에 있던 미군수기지사령부 44공병대 중대본부에서 근무했다. 측량기술자였던 그는 부산은 물론 서울, 대구 등 전국을 다닐 기회가 많았고, 그때마다 한국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1954년 12월 제대를 하며 귀국했고, 한국과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2010년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한국정부는 해외 참전용사들을 초청했고, 거의 6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게 된 그는 깊숙히 보관하고 있던 사진을 시디(CD)에 담아 가져왔다. 그는 예전에 자신이 근무했던 곳을 둘러보려고 6월27일 부산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를 방문했고, 부산타워를 운영하는 강석환 ㈜두모 대표는 감사의 뜻으로 스트로버스가 낸 입장료를 되돌려줬다.

1954년 7월 서울시청 모습. ㈜두모 제공
1954년 7월 서울시청 모습. ㈜두모 제공


이에 대해 스트로버스는 다시 감사의 뜻으로 강 대표에게 시디를 선물했고, 사진의 가치를 알아본 강씨는 2010년 7월 중순부터 부산타워 전시관에서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호응이 높자, 강씨는 스트로버스와 의논한 끝에 사진 원판을 넘겨받아 사진집을 내게 됐다.

스트로버스는 “6·25 전쟁 직후 사진을 찍을 당시에도 한국인의 활기 넘치는 에너지와 지치지 않는 근성에 참으로 놀랐는데, 60년 만에 다시 방문했을 때 나라를 되살려 세계의 중심으로 만든 한국인들의 긍지와 열정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내 사진이 힘들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았던 한국인들에게 좋은 추억을 되살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 시디를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근대역사관에 기증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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