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회 등 중심 시민단체 출범…‘직장협 설립’ 등 추진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경찰 가족과 유관단체 등이 주축이 된 시민단체가 출범해 ‘경찰 직장협의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구성할 수 없는 경찰 공무원이 선거철을 맞아 유권자를 결집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경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퇴직경찰 모임인 경우회, 일선 경찰 가족, 전국 경찰행정학과연합 등이 중심이 된 시민단체인 ‘2012 시민과 함께하는 사법개혁연대’(시사연)가 18일 출범해 회원모집을 시작했다. 시사연은 출범 하루 만에 170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경찰관의 단체 가입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아, 앞으로 일선 경찰관들도 상당수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연은 우선 추진 과제로 경찰 직장협의회 출범을 위한 법 개정을 꼽고 있다. 현행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소방·경찰 등 특정직 공무원의 협의회 가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사연은 경찰 관련 단체들의 힘을 모아 국회의원 100명과 정책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사연은 올해 상반기 중에 경찰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고 검찰은 기소권만 가지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하고, 경찰 급여 체제 개선 헌법소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치안장관 제도 도입, 경찰 내 주요 보직 민간 개방 등은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시사연 출범을 주도한 시민 전은제(49)씨는 “수사권 독립을 주도했던 많은 일선 경찰들과 사전 교감을 한 뒤 (그들의 요구를 받아) 단체를 출범시킨 것”이라며 “향후 많은 일선 경찰들이 가입해 힘을 모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청의 총경급 한 간부는 “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정치세력화하는 것과 직장협의회 구성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가뜩이나 경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 이익 관철을 위한 집단행동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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