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광란의 질주’ 버스기사 경찰조사서 ‘대한민국 만세’

등록 2012-01-20 11:02수정 2012-01-20 13:59

경찰 정지신호 무시하고 도주하다 순찰자 들이받고 멈춰
 지난 19일 오후 6시54분쯤 시속 100㎞ 넘는 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서울발 대구행 고속버스가 충북 괴산을 지날 즈음, 운전사 정아무개(46)씨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갑자기 혼자서 웃다가 울면서 괴상한 소리를 질렀다.

 맨 앞자리에 앉은 60대 할머니가 이를 눈치채고 “급하게 화장실에 가야 한다”며 10여㎞ 떨어진 괴산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승객 20여 명이 휴게소에서 모두 내린 뒤 “운전기사가 이상하다”며 다시 버스에 타지 않겠다고 승차를 거부하자 정씨는 혼자서 고속버스를 몰고 대구 쪽으로 출발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고속버스를 세우려고 했지만, 정씨는 정지 지시를 무시한 채 90㎞쯤 달리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만나는 김천 분기점에서 붙잡혔다. 고속버스를 세운 뒤에도 정씨는 차문을 열지 않아, 경찰이 출입문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가 그를 붙잡았다. 고속버스를 뒤쫓는 과정에서 버스가 순찰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경찰관 1명이 다쳤다.

 경찰은 “정씨가 마약을 복용하거나 음주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질환 증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도로순찰대 권영수 경사는 “조사 과정에서 정씨가 연거푸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성불합시다’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귀신 이야기를 했다”며 “여러 정황으로 미뤄 정신질환 증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속버스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는 정씨가 어떻게 고속버스 운전사로 일할 수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정신질환 증세로 치료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고속버스 회사에서 1년 6개월 동안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쪽은 “입사할 때 건강검진과 정신질환 여부 등을 검사하고, 3개월마다 한 번씩 재검진하고 있지만 정씨는 정신질환이 없었고, 지난 19일 고속버스 운행을 시작할 때도 정상이었다”고 밝혔다.

 정씨 가족들은 “정씨가 최근 장모님이 돌아가신 뒤 이상해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고, 고속버스를 몰고 달아나면서 경찰관을 치여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