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도 맡겨주면 잘할 수 있는데…
“아펙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자원봉사자라는 생각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명수(78·부산 수영구 광안4동)씨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5개 분야 900명 정원에 3800명이 지원해 4 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당당히 통과했다. 이번 아펙 정상회의 때는 주차장에서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주차관리 지원을 맡게 됐다. 그는 “꼭 한번 경호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희망대로 되지 않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씨는 경험 많은 자원봉사자답게 “얼마 전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에서 보듯 부산도 아펙 정상회의 기간에는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시민들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동시에 감시자라는 각오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습관처럼 지하철 노선도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지하철역에서 두리번거리는 외국인들을 보면 스스로 나서 안내를 하기위해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아시아경기대회 때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에서 영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그는 젊은 시절 공직을 거쳐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영어를 틈틈이 익혔다. 요즘도 한달에 두번씩 모여 통역 등 영어 자원봉사를 하는 ‘아시아드 볼런티어 잉글리시팀’ 활동에 빠지지 않고 있다. 그는 기회만 닿는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한다. 최근에는 취미인 등산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한번 마음먹고 시작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고, 불편하다고 대충대충하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됩니다.” 강씨의 신조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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