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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맙다’ MB 문자에 “심판할 것” 답장한 경찰 인사조치

등록 2012-01-27 10:28수정 2012-01-27 11:48

양영진 과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문자메시지 사진. 현재는 삭제했다
양영진 과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문자메시지 사진. 현재는 삭제했다
진해 양영진 수사과장, 검-경 수사권 조정 항의 문자
조현오 청장 “제복입는 공무원으로 부적절한 처신”
이명박 대통령의 ‘설 덕담’ 문자에 한 경찰 간부가 “심판하겠다”는 답장을 보냈다가 문책성 전보조처를 당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두고 21일 경찰관들에게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문자에서 “남들이 쉴 때 늘 쉬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여러분을 의지하고 또 신뢰한다”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경남 진해경찰서 양영진 수사과장은 “검찰 공화국을 검찰 제국으로 만드셔 놓고 무슨 염치로 이런 문자를 일선 경찰관에게 보내셨느냐”며 “시대를 거꾸로 돌려놓으신 행보… 반드시 심판하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양 과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를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양 과장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놓고 갈등을 벌일 당시 경찰쪽 입장에서 강하게 항의했던 인물이다. 이번 문자 메시지 항의도 ‘검경 수사권 조정 대통령령’이 경찰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 국무총리실의 강제안대로 새해부터 시행된 것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과장의 행동에 조현오 경찰청장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조 청장은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제복을 입은 공무원으로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부적절한 내용으로 답변을 보냈다”며 “매우 실망스럽고 경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직 경찰관의 의사 표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양 과장은 25일 “일선 경찰관으로서 최근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잘못된 점을 잊지 말자는 뜻을 동료들과 공유하고자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저의 의도와 다르게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저의 글이 대통령님을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가 되어 게시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문자 메시지 사진도 삭제했다.

그러나 양 과장은 26일 정기인사에서 수사과장에서 경비교통과장으로 문책성 전보조처를 당했다. 이런 문책성 인사와 달리 양 과장의 페이스북에는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양 과장님의 깊은 뜻이 잘 전달되지 못하고 오해가 생긴 점 마음이 아픕니다.”(이돈철)


“오해랄 것도 없습니다. 옛말에 나라님도 욕하고 산다고 했습니다. 그걸 못하게 한다면 그게 비정상이죠.”(금동일)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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