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렬(42)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부러진 화살’ 김명호 교수 판결 합의 내용 공개
조중동 ‘재판 오래 끈다’ 재판 방식 문제 삼기도
조중동 ‘재판 오래 끈다’ 재판 방식 문제 삼기도
법원이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복직 소송의 재판부 합의내용을 공개한 이정렬(43)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
창원지법은 31일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전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법원조직법은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재판부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법원조직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법원 내부에서조차 ‘엉터리 판결을 했다’, ‘외부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메일을 받아 실정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합의내용을 공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교수의 복직 소송 항소를 기각했다.
그는 또 이 글에서 “이로 인한 불이익은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법원장은 법관이 윤리강령이나 실정법을 위반한 경우 사안의 경중을 판단, 구두·서면 경고를 하거나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징계청구를 할 수 있다.
이 부장판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밝혀 법관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어느 정도까지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지와 관련한 표현의 자유 논쟁을 불렀다. 누리꾼들은 ‘개념 판사’라고 부르며 이 부장판사의 의견에 적극 호응했다. 반면 보수언론은 그를 ‘정치편향 판사’로 규정짓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을 비꼬는 패러디물인 ‘가카새키 짬뽕’을 스크랩해 올리자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인용해 현직 판사가 대통령에 대해 ‘저속한 조롱’을 했다며 비판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징계 청구가 보수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 <동아>, <중앙> 등 보수언론은 이날 “이 부장판사가 재판을 너무 오래 끈다”는 지역 변호사들의 주장을 인용해 그의 재판 방식을 문제 삼고 나서기도 했다. 이들 언론은 그가 맡은 한 물품 대금 사건 항소심 재판 등을 들어 “원고와 피고 양쪽에서 모두 5차례 변론기일 지정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재판을 길게 끌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는 창원지법 공보판사를 통해 “양쪽의 서면공방을 통해 심리를 진행하고, 심리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들면 재판을 열기보다는 화해권고를 통해 소송을 해결하려 한다”며 “재판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재판부와 진행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트위터 이용자 @sarangmad***는 “법원조직법을 논하기 전에 그대들은 정의와 국민의 정서에 부합하는 사법권을 펼치라”고 트윗을 날렸다. @woosean***는 “대통령도 고발해라, 실정법 위반했는데…. 양심 있는 사람을 고발하는 너희들은 뭐냐”라고 멘션을 날렸다.
반면 “본인 스스로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파면을 해주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lmu***), “영화 ‘부러진 화살’과 ‘가카새끼 짬뽕’으로 악역 스타가 된 이정렬 판사가 징계 도마에 올랐다…이참에 부정적인 마음을 바라 잡아 보시기를….”(@ybki***) 등 그를 지탄하는 이들도 있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반면 “본인 스스로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파면을 해주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lmu***), “영화 ‘부러진 화살’과 ‘가카새끼 짬뽕’으로 악역 스타가 된 이정렬 판사가 징계 도마에 올랐다…이참에 부정적인 마음을 바라 잡아 보시기를….”(@ybki***) 등 그를 지탄하는 이들도 있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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