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나는꼼수다’ 종북 앱 규정…삭제 지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사이버 보안 진단의 날 행사 때 삭제 확인할 것”
“상부기관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 지적도

　군 당국이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가카 퇴임일 카운터’ 등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종북 앱’으로 규정하고 삭제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를 보면, 육군 군수사령부 소속 모 부대가 지난달 31일 부대장 서모 준장 명의로 ‘스마트폰의 종북 애플리케이션 삭제 강조 지시’라는 공문을 하급 부대에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이 부대는 공문에서 ‘나꼼수’를 비롯해 ‘스마트 촛불’, ‘스마트 (통일)카드’, ‘가카 퇴임일 카운터’, ‘범민련 남측본부’, ‘North Korea World’, ‘김정일 퍼즐’, ‘애국전선’ 등 8가지를 종북 찬양 앱으로 지정하고 삭제를 지시했다.

　또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보안교육을 실시해 삭제를 유도하고, 사이버 보안 진단의 날(매월 셋째 주 수요일) 행사 때 이를 확인할 것”도 하달했다.

　삭제 대상 앱 가운데 4종(‘범민련 남측본부’, ‘North Korea World’, ‘김정일 퍼즐’, 스마트 카드)은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연관되지만, ‘나꼼수’ 등은 북한과 직접 관련이 없어서 군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에 앞서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 등 일부 현실비판 도서를 금서로 지정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종북 앱 금지 조치와 관련해 군수사령부 산하 일개 부대에서 결정하고 시행하기는 어려워 상부기관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종북 스마트폰 앱 삭제 조처는 일선 부대 차원이 아니라 국방부가 일괄적으로 관련 공문을 내려보내 실시된 것”이라며 “하급 부대가 임의로 결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쪽은 “공식적으로 나꼼수를 비롯한 특정 앱을 삭제하도록 일선 부대에 지시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박종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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