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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려대 경영대학장 된 재벌개혁론자 장하성 교수

등록 2005-07-21 18:18수정 2005-07-21 18:21

이사람 장하성 교수
이사람 장하성 교수
“삼성 견제세력 없다는 게 문제”
“교육도 국제경쟁력 갖춰야
관료 구조조정 없이
새 정책 수립 어림없다
공정경쟁 위한 규제
오히려 더 강화해야”

시민단체에서 재벌 개혁의 선봉에 섰던 장하성 교수가 최근 고려대학교 신임 경영대학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5월2일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명예 철학박사 수여식에서 학생 시위로 곤욕을 겪고 삼성에 사과문까지 보냈던 고려대가 경영대학장에 삼성에 비판적인 장 교수를 선임한 것은 뜻밖의 일이다.

장 교수는 21일 선임 배경을 묻는 질문에 “경제든 교육이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글로벌 경영의 본보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 동안 워싱턴의 세계은행에서 객원연구원 겸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최근 귀국한 장 교수는 가장 먼저 개발경제시대의 모델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도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고, 세계가 하나가 되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 전략과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관료들이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이 많은 구조조정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관료들은 아무런 구조조정을 겪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갈 수 있겠습니까?”

그는 재벌기업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재벌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제 때문에 투자 못한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풀어야 하겠지만 공정경쟁을 조장하기 위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해야 합니다.” 장 교수는 이중 잣대도 문제 삼았다. “많은 기업들이 세계화, 국제화를 부르짖으면서 규제 해제를 말하지만 외국자본에 대해서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장 교수는 이어 미국의 사례를 들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제조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 금융업의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쪽이 구분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카드·종금 등 국내 재벌기업들이 손을 댔던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무너졌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재벌들이 손댄 금융회사치고 망하지 않은 회사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산업자본이 강력한 경제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시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장 교수는 특히 재벌기업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까지 지배하는 최근의 추세에 대해 “무엇보다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나 기구가 필요하다”며 대학과 독립적인 싱크탱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장 교수는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아시아 최고의 경영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60명 안팎인 교수진을 80명으로 늘리고 외국인 교수도 적극 영입해 수업의 절반을 영어로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경영대 차원에서 석좌교수제도 도입할 구상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입니다. 앞으로 최고경영자라면 단순히 경영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전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바른경영, 가치경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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