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고 의원 비서, 고명진씨 지목
고씨는 부인…실체파악 안돼
고 의원 비서, 고명진씨 지목
고씨는 부인…실체파악 안돼
‘박희태 캠프’의 실무자였던 고명진(41)씨의 ‘자백’으로 ‘300만원 돈봉투 사건’의 뼈대가 드러났지만, 아직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인물이 있다. 바로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승덕 의원실에 돈봉투를 전달하고 갔다는, 이른바 ‘뿔테남’이다.
고 의원은 검찰에서, 여비서 이아무개씨의 말을 인용해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남성이 돈봉투를 주고 갔다”고 진술했다. 또 “전당대회가 끝난 뒤 내 보좌관이 박희태 대표실로 가서 고씨에게 돈봉투를 돌려줬다”고 했다. 당시 고씨가 30대인데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돈을 전달한 사람에게 돌려주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는 점 때문에 검찰은 고씨가 바로 뿔테남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품었다. 검찰은 고씨를 포함해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의 사진을 여비서 이씨에게 보여주며 이 뿔테남 특정에 나섰다.
그러나 고씨는 조사받는 내내 자신이 돈봉투의 전달자라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고씨가 거짓진술을 한다고 보고, 한때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고씨의 돈봉투 전달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결국 영장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고 의원실 여비서 이씨가 고씨를 뿔테남으로 지목하기는 했지만, 확신할 만한 정도의 진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1~3일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 때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느낀 배신감 등을 모두 털어놓으면서도 자신이 뿔테남이 아니라는 주장만큼은 고수했고, 검찰은 보강 조사를 통해 고씨가 돈봉투의 전달자가 아니라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당시 박희태 캠프에 몸담았던 또다른 뿔테남을 찾고 있다. 뿔테남이 누군지 찾아내야 돈봉투에 든 돈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누가 전달하라고 지시했는지, 이 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등 남은 의문점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봉투 전달자는 (윗선과의) 연결고리”라며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서라도 뿔테남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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