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초소 총기탈취 사건 시간대별 상황
군-경, 신고된 뉴그랜저만 검문 뒤늦게 의심 ‘카렌스’ 수배
추가범행 우려… 괴한중 1명은 스포츠형머리 20대 후반
추가범행 우려… 괴한중 1명은 스포츠형머리 20대 후반
동해 군부대 총기 탈취범들의 행방이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나도록 드러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군과 경찰의 대응이 허술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하고 있다. 20일 밤 10시10분께 총을 뺏긴 권아무개 중위 등이 해군 초소에 신고한 것은 10시49분께라고 군경은 밝혔다. 곧장 군으로부터 사건을 통보받은 강원지방경찰청이 도주로 차단에 나선 것은 11시9분이다. 경찰은 21일 새벽 1시10분께 경춘국도상의 강원도 춘천시 강촌검문소에서 남자 3명이 탄 카렌스 승합차를 세웠다. 내부를 살핀 검문소 근무자들은 이 차를 통과시켰지만, 탑승자 가운데 스포츠형 머리를 한 1명이 총기 탈취범과 비슷한 인상이라고 뒤늦게 판단하고 15분여 뒤 다음 검문소인 경기도 가평군 청평검문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청평검문소는 이미 1분여 전에 이 차를 검문하지 않은 채 통과시킨 상태였다. 다음에 있는 도농검문소에는 이 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청평검문소에서는 검은색 뉴그랜저를 선별적으로 검문했기 때문에 문제의 카렌스를 검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새벽 2시20~30분 이 차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하지만 △군에 물어본 결과 탈취범들이 강릉 말씨를 사용했지만, 카렌스 탑승자는 서울 말씨를 썼고 △범행 뒤 동해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의 차가 경춘국도의 검문소 설치 지역으로 들어왔을 개연성이 적다는 이유로 새벽 4시30분께 카렌스 탑승자들을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아무개 상병이 “범인들의 승용차가 잠시 멈췄을 때 카니발로 추정되는 승합차 문을 여닫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 점을 보면 공범의 존재와 또 다른 차량의 이용 가능성이 있는데도 검은색 그랜저에만 초점을 둬 검문을 한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말씨도 용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인데도 경찰이 나중에야 범인들의 말씨가 특정지역 것이라는 정보를 군으로부터 들었다거나, 수상한 차가 검문소를 통과한 지 1시간이 지나 경기지방경찰청이 전국 수배령을 요청한 것도 굼뜬 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군과 공조수사를 하다 보면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군과 경찰은 이날 동해경찰서에 군경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강원·경기·서울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지만 범인들이 이용한 ‘서울34 허××××’ 검은 뉴그랜저 승용차를 발견하지 못했다. 군경은 괴한 가운데 1명은 스포츠형 머리 모양의 20대 후반으로, 키 168~170㎝에 검정 ‘쫄티’와 검정 바지를 입고 있었고, 다른 1명은 노란색 웃옷을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군경은 이번 사건에서 간첩 침투 등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일차 판단을 내렸다. 군은 이날 오후 2시 동해 강릉 일대에 내렸던 대침투작전 최고단계인 ‘진돗개 하나’를 ‘진돗개 둘’로 완화했다. 김성걸, 춘천/김종화. 동해/이호을 기자 s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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