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에서 일하다 희망퇴직한 노동자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또 숨졌다. 2009년 2646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강제로 정리해고된 데 반발해 노조원들이 투쟁을 벌인 지 1000일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소식이다.
경기 평택경찰서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차 기술연구소에서 일했던 희망퇴직자 민아무개씨(50)가 지난 13일 밤 9시께 당뇨 합병증 등으로 숨졌다고 14일 밝혔다.
민씨는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당시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되자 희망퇴직을 선택했고, 이후 스트레스 등으로 술을 자주 마신 탓에 평소 앓던 당뇨에 합병증까지 겹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노조 쪽은 전했다. 숨진 민씨는 부인과 1남 1녀를 두고 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민씨의 죽음으로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해당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 등을 합해 모두 21명이 지병이나 자살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수많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희망퇴직 노동자들은 하루도 술 없이 살아갈 수 없는 극단의 처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77일 동안 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으며, 경찰 강제진압 직후인 2009년 8월6일 비정규직 복직, 무급 휴직 뒤 복직, 징계 철회 및 원직복직 등에 노사가 합의했다. 하지만 96명이 구속되고 손해배상 가압류가 이어졌고, 합의사항은 이행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로 잇따라 목숨을 잃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금속노조는 15일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 1000일째를 맞아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오전 11시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노동정책에 우선해 현재 벌어진 정리해고를 먼저 해결해야 그 진정성이 있다”며 새누리당에 쌍용차 사태 해결 의지를 물을 방침이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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