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청공무원 99%가 출장비 상한액 수령
업무·직위 불문 동일액수…출장비 나눠먹기 심각
업무·직위 불문 동일액수…출장비 나눠먹기 심각
서울시 25개 구청 공무원 2만여명 중 대다수가 지난 한 해 동안 1인당 320만여원의 출장여비를 타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관내에서 일을 보는 구청 업무의 특성상 출장이 많지 않은데도 사실상 모든 직원이 똑같이 거의 최대 한도액까지 여비를 수령한 것이다.
<한겨레>가 15일 서울시 25개 구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2011년 출장여비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해 보니, 지난해 12월 기준(종로·구로·동작은 11월 기준)으로 구청 공무원 2만741명 가운데 99.4%인 2만621명이 출장여비를 타갔다. 공무원 한 사람당 타간 출장여비는 각 구청이 스스로 정한 지급 한도액의 97% 수준이었고, 같은 구청 공무원들은 직위나 업무 종류에 상관없이 같은 액수의 출장여비를 받았다. 구청 공무원들이 실제 출장 여부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거의 최대 수령액만큼 ‘나눠먹기’를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한 해 구청 공무원 2만여명에게 지급된 출장여비 총액은 650억여원으로, 이 가운데 상당액이 이런 방식으로 부당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에 제정된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공무원들은 근무지 내 출장을 갈 경우, 하루 4시간 미만은 1만원, 4시간 이상은 2만원의 출장비를 받는다. 서울시 25개 구청은 매달 최대 12~15일로 여비 지급 일수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 구청 공무원들은 최대 출장 일수를 채웠을 경우 월 24만~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개인별 출장여비 수령액이 가장 많았던 중랑구청의 경우, 한 사람당 월평균 29만8816원을 출장여비로 지급받았다.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실제 근무 일수가 17일에 불과했던 지난해 2월에도 중랑구청 민원여권과 직원들은 29만7000원씩의 여비를 받아갔다. 이는 내근을 주로 하는 이 부서 공무원 전원이 2월 한 달 동안 단 이틀만 빼고 매일 4시간 이상씩 출장을 나가야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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