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람 (18·한국디지털미디어고2)
유가람양, ‘때벗기기’ 폰게임 개발 성공에 창업 꿈 ‘성큼’
최근 네이버 인기 웹툰 ‘목욕의 신’에 나오는 ‘목욕투’(상대의 때를 많이 벗기면 이기는 게임)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주인공은 다름아닌 작은 체구의 여고생이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가람 (18·사진·한국디지털미디어고2)양은 “스마트폰을 재밌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웹툰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하일권 작가를 찾아가 라이선스를 받고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앱은 출시 보름 만에 23만명이 다운받았다.
유양은 고1 때 중소기업청이 학교에 의뢰한 ‘창업만물사전’ 앱 제작에 참여한 뒤, 본격적으로 앱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의 공식 앱도 도맡아 제작했고, 지금은 여러 업체의 의뢰를 받아 앱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여섯살 때부터 엄마의 노트북을 만지며 놀기 시작했다는 유양은 초등학생 때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학교에 결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게임에 빠졌다고 한다. 중3 때는 아예 게임을 직접 만들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유양은 당시 유행하던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겠다고 홍보해 누리꾼들한테 선 주문을 받아 예약금 400만원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갑자기 생긴 거금에 혹해, 옷 등을 사는 데 써버렸다. 결국 게임은 못 만들고, 아버지한테 손을 벌려 두 달 만에 구매자들에게 예약금을 환불해줬다. 유양은 “처음에 돈 벌겠다고 큰소리쳤을 때 아버지가 ‘돈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 뜻을 그때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유양은 자신을 ‘유엑스(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로 소개했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맞아! 이런 게 필요했어”라고 할 만한 편리한 기능을 사용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디자이너들이 속해 있는 미국의 커뮤니티 ‘드리블’에 초대되 정회원이 됐다.
유양은 현재 아이티 벤처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마이크로크레디트’(저소득층 소액대출)를 창시한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처럼 자신의 전공인 디자인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래와 달리 일찍 사회경험을 쌓고 있는 그는 스스로 “대한민국 대표 반항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창의성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가차없이 잘라버리잖아요. 청소년들이 똑같은 대열에서 나와 ‘깽판’을 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남들 안 가는 길을 가보고 싶어요.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죠. 뭐든 해도 되는 나이잖아요.”
글·사진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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