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은 드라마 배경지…
드레스·예물은 청담동…
신혼여행 제주도로
드레스·예물은 청담동…
신혼여행 제주도로
중국 베이징에 사는 왕위안(32)은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약혼녀와 함께 최근 한국을 찾았다. 약혼녀가 열렬한 한류 팬이라 한국에서 결혼 준비를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왕위안은 서울에 2주 동안 머무르면서 강남구 청담동의 ㅇ웨딩컨설팅업체를 찾아 웨딩플래너를 지정하고 예물준비·스튜디오 촬영·드레스 선택 등을 의논했다. 신혼여행 역시 제주도로 알아보기로 했다. ㅇ사 관계자는 “해당 고객의 경우 예물·드레스도 한국 연예인들이 착용해 유명해진 상품들을 살펴보길 원했다”며 “가격이 1천만~2천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망설임 없이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한류의 영향이 크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웨딩촬영과 앨범제작 기술이 뛰어나다 보니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국인들의 웨딩관광은 앞으로도 크게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가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 결혼준비를 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고급 웨딩업체가 많은 청담동을 주로 찾자, 이곳 업체들은 중국 웨딩관광객을 겨냥한 특화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청담동 한 웨딩업체는 중국인 예비부부들을 상대로 ‘야외출장촬영’ 상품을 개발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제주도·남이섬·서울 부암동 등 한국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곳에서 야외 웨딩촬영을 하길 원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며 “2000년대 중반, 중국인 갑부들이 유럽 각지를 돌며 웨딩촬영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이젠 촬영장소가 한국으로 바뀌어 당시와 비슷한 유행이 중국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야외 출장촬영을 하면 동원되는 스텝의 수도 크게 늘 수밖에 없어 가격이 (스튜디오 촬영에 견줘) 3배 이상 비싸다”며 “앞으로 중국 웨딩업체와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ㅈ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고가의 상품이 인기가 많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패키지를 만들면, 중산층 신혼부부들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웨딩관광 유행에 발맞춰 제주도·대전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촬영스튜디오를 만들거나 중국 웨딩업체 관계자들의 체험상품을 만드는 등 ‘웨딩 관광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 해 중국인 신혼부부가 1천만쌍 정도 탄생하고, 이들이 결혼에 쏟아붓는 비용만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허니문 여행 개념이 없는 중국인들에게 여행·웨딩촬영·예물투어까지 한꺼번에 묶은 상품을 제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도록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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