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주민들과 용인진보연대 회원들이 1일 낮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로얄스포츠센터 네거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를 요구하며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용인/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용인 동천동 주민들 태극기 흔들며 ‘골목시위’
`기미독립선언문’ 본따 `폐기 선언문’ 낭독도
“FTA는 삶의 문제” 서울·충남 등 시위 확산
`기미독립선언문’ 본따 `폐기 선언문’ 낭독도
“FTA는 삶의 문제” 서울·충남 등 시위 확산
삼일절인 1일 낮,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로얄스포츠센터 네거리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시계가 정오를 가리키자 옥색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용인시 동천동 주민 김동한(49)씨가 품에 넣어온 대형 태극기를 꺼내 흔들었다. “대한독립 만세!”
길 건너편에서 김씨를 지켜보던 한 동네 주민 200여명은 ‘1%를 위한 한-미 FTA 폐기하라’고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주민들이 한곳에 모이자 김씨는 “약 100년전 오늘,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지금 우리는 주권을 스스로 외세에 넘기고 있다”며 “한-미 에프티에이를 막지 못하면 경제주권, 사법주권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발언을 마친 김씨가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 만세’를 외치자 주민들도 함께 만세 삼창을 했다.
이날 집회는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동네에서 4차례 골목시위를 벌인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주민, 일주일에 한 번씩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앞에서 서명운동을 해 온 ‘용인진보연대’,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던 주민 등이 삼일절을 맞아 함께 연 것이다.
이날 집회에서 ‘기미독립선언문’을 본 딴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 선언문’을 낭독한 김경아(40·성남시 정자동)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에 공감하는 분들과 만나 지난 1월부터 야탑동에서 촛불시위를 해왔다”며 “동네 주민과 함께하는 골목시위는 한-미 에프티에이가 생활의 문제임을 공감하고, 총선에서도 한-미 에프티에이를 반대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자는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생활정치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인시 상현중학교 3학년 백은정(15·용인시 상현동)양은 “동네 연극동아리 ‘동동’ 단원들과 함께 나왔다”며 “한-미 에프티에이를 폐기해 1%를 위한 나라가 아니라 99%를 위한 나라를 만들고 싶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용인시 풍덕천동 일대를 행진한 뒤, 25일 청계산에서 열릴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를 위한 등반시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오후 2시께 해산했다.
한-미 에프티에이 폐기를 요구하는 골목시위의 확산을 위해 여러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한동건(52·용인시 동천동)씨는 “용인시 동천동 골목시위를 다룬 <한겨레> 보도(2011년 12월12일치 10면) 이후 함께하려는 동네들이 많이 생겼다”며 “현재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 서울 관악구, 충남 서산 등 10여개 지역에서 골목시위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골목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송경용 신부는 “골목시위의 취지가 좋아 관악구 주민들도 함께하기로 했다”며 “2일부터 신림사거리 등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골목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환봉 이충신 기자 bong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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