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씨 등 40여명 참여
“북송땐 죽음 면키 어려워”
세계 시민들에 관심 호소
탈북민들 900여 객석 가득
“북송땐 죽음 면키 어려워”
세계 시민들에 관심 호소
탈북민들 900여 객석 가득
배우 차인표(45)씨 등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의 북송을 반대해왔던 연예인들이 4일 저녁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탈북동포 위로 공연인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를 열었다.
‘크라이 위드 어스’는 차씨가 2008년 출연한 탈북자의 삶을 다룬 영화 <크로싱>의 주제곡이다. 또 이번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운동’ 과정에서 차씨와 개그우먼 이성미(53)씨 등이 만들어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연예인 모임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김범수·박완규·강원래·구준엽·장혜진·박상민씨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탈북주민들이 900여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배우 이하늬(29)씨의 사회로 시작한 공연의 첫 무대는 가수 윤복희(66)씨가 장식했다. 윤씨는 노래 ‘여러분’을 부르며 탈북주민들을 위로했고,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기립박수를 쳤다. 이어 등장한 개그우먼 박미선(45)씨는 “정치도 잘 모르고 인권운동가도 아니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 이 자리에 섰다”며 “강제북송되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탈북주민을 위해 함께 울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공연에 참가한 연예인들은 중국 국민과 세계 시민들에게 “중국에 갇혀 있는 수십명의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며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북송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외쳤다.
연세대에 재학중인 탈북학생 이경화(26)씨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주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나 자신도 17살 때 중국에서 북송된 적이 있어 지금 상황이 얼마나 두려운지 잘 알고 있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조금만 힘을 더 내 견뎌달라”고 당부했다. 공연은 이날 참여한 연예인 40여명과 탈북청소년 30명이 ‘크라이 위드 어스’를 합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된 데에는 배우 차씨의 노력이 컸다. 그는 직접 동료 연예인을 섭외하고 콘서트 비용도 일부 부담했다. 차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주민 강제북송 문제는 한시가 급한 일인데 정치인과 언론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싸우며 시간 낭비만 하고 있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이 문제는 아프리카 난민에 대한 원조처럼 보편적 인류애로 접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진보적 소셜테이너로 알려진 연예인들도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인터넷에서는 이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떠돈다”며 “연예인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차씨는 영화 <크로싱>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탈북주민 유상준(49)씨를 처음으로 만나기도 했다. 유씨는 “내가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며 차씨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는 한 탈북주민에게 받아 소중히 간직해왔다는 회중시계를 차씨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유씨는 “이번 콘서트로 탈북주민의 문제가 많이 알려져 그들이 더 고통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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